빠하르간지의 매력?

-여행자 거리 시리즈: 인도 빠하르간지 7

by 황근기


맥주를 사 들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빠하르간지가 처음이라는 한국인 배낭 여행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정신이 반쯤 나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엄청난 먼지와 소음, 경적소리,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과 동물들, 칸막이 없는 변소에다 오줌을 갈기고 있는 남자들, 그 옆에서 태연하게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

빠하르간지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지만, 그들은 문화충격을 크게 받은 것 같았다.


지금 그들의 심정이 어떨지는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내가 처음 빠하르간지에 입성했을 때 이곳의 풍경은 혼돈 그 자체로 보였다. 시끄럽고 정신없는 분위기에 압도되어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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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하르간지에는 단 하루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빨리 기차표를 끊어서 빠하르간지를 탈출하는 게 목표였다. 그 시절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초보 배낭 여행자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들을 위해 숙소 잡는 걸 도와주고, 인도방랑기 위치를 알려주었다.


인도를 여행한 지 벌써 17년이 되었다. 17년 동안 수차례 인도를 찾았다. 왜 그동안 나는 인도를 여행했던 걸까?

인도를 찾는 배낭 여행자들은 대개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동남아 여행처럼 “잠깐 바람이나 쐬고 올까.” 하고 인도 여행을 오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각으로 인생을 돌아보기 위해"

"좀 더 많은 곳을 여행하고 경험하고 느끼기 위해."

"삶을 다시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

"그냥 아무런 목적 없이 방랑하기 위해..."


등등의 이유로 여행자들은 인도를 여행한다.

결국 자기 자신에게 더 가까이 가는 길을 찾기 위해 인도 여행을 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빠하르간지만큼 확실한 여행자 거리가 또 있을까?

빠하르간지는 여행을 떠나 이제 막 새로운 길 위에 들어선 여행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빠하르간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이 비록 아름답진 않지만, 그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을 한 번쯤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그동안 상식이라는 성벽 안에 갇혀, 너무 뻔한 생각을 되풀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온 것은 아닐까? 난 이 터프한 거리에 이제 막 발을 들여놓은 배낭 여행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헤어졌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인도 여행을 마치고 다시 빠하르간지로 돌아올 때쯤이면 이 곳 풍경도 다르게 보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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