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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 Oct 28. 2020

7_ 소개팅에 종교가 중요한가요



“요즘 남자 볼 때 신앙적인 걸 보는 것 같아요.”      



약 1년 전쯤 내가 했던 말이다. 지금은 다르다. 종교는 같으면 좋고, 달라도 존중받으면 그만인 것이다.      



소개팅에서 주선자들이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는 종교다. 특히 나는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에 그 남자 성당 다닌단다,하면서 소개받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실제로 같은 천주교인과 소개팅을 하면 말할 거리도 많아서 즐거웠고, 전남친과 전전남친 모두 성당을 다녔다.      



그런데 소개팅에서, 연인 관계에서 그토록 종교가 중요하다면 나는 왜 그들과 헤어지고 아직도 소개팅에 관한 글을 쓴단 말인가. 답은 종교에 있진 않다.     



알랭 드 보통은 ‘결혼할 사람을 선택하는 일은 어떤 종류의 고통을 흔쾌히 견딜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선상에서 종교 연인, 부부가 은 가치관으로 끈끈히 결합하느냐, 서로 다가치관을 충분히 견뎌내느냐의  척도중요하다.





인간은 저마다 여러 가지로 다르다. 종교 외에도 학벌, 집안, 외모, 가치관, 자산 등 서로 다른 것을 얼마나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가 관계 시작과 유지의 관건이다. 종교를 강요해서 또는 강요당해서 헤어진 관계는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받아들이고, 또 받아들여지지 못해서 끝나게 된 것이다.     



나름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내가 종교적인 부분에 해탈(?) 데에는 기도에 대한 부작용도 있다. 지난 날 배우자를 위한 기도를 너무 열심히 한 탓에 같은 종교의 남자들을 나기만 하면 운명이라 여겼다. 그때 친한 신부님은 그런 기도는 그만두 하다. 나 자신을 위한 기도보다는 남을 위해 기도하라고 했다. 다분히 성직자스러운 말씀이었지만, 왠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 뒤로 종교, 배우자 기도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흘러가는 관계 그 자체를 바라보려 한다.     



친한 친구들은 모두 종교가 다른 남자와 결혼해서 잘 산다. 친한 성당 친구는 교회 다니는 여자와 결혼해서 역시 잘 산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당에 자매님들은 매우 많고, 형제님들은 엄청 적다.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한다. 그러니 나도 소개팅에서 기독교인, 불교인, 무교인을 만나더라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사랑한다면 잘 살 것이라 생각다.      



종교는 같으면 좋고, 다르면 서로 존중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주선자들에게 이제 종교는 그만 고려하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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