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썸머 Oct 16. 2020

6_ 우리는 소개팅 할 때 무엇을 보나



What’s your favorite?


         

가장 단순한 것 같으면서 어려운 질문. 소개팅에서 많이 등장하는 질문이다.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어떤 스타일 좋아하세요?” 이런 질문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가고, 때론 맘에 드는 상대의 favorite 영역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한다.  소개팅은 서로의 favorite을 탐색하고, 나의 것과 일치하는지 알아가는 일종의 눈치게임이다.    



최근 먼저 만난 소개팅남은 집이 좀 산다,하는 사람이었다. 주선자 언니는 내가 그냥 연애만 할 나이는 아니니 재력, 집안을 고려했다고 했다. 그렇게 만난 소개팅남은 본인 아버지는 은퇴하고 무엇을 하시는지, 자신의 이직 스토리, 동생네 부부의 조카 얘기 등 집안 얘기를 많이 들려줬다. 내 얘기도 궁금해 했는데, 다시 만날 것 같진 않아 가벼운 선으로 말을 나눈 뒤 집으로 돌아왔다. 그의 결혼에 대한 우선적 가치관은 집안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      



다음에는 동갑과 소개팅을 했다. 그는 만나기 전부터 내 키가 너무 클까봐 걱정했다. 주선자는 내 키는 걱정하지 않을만한 평균이라고 전달했다. 실제로 만나본 그는 내 기준에서 적당한 키의 호감형 외모였다. 기분 좋은 첫 느낌을 안고, 밥을 먹으며 함께 걸었다. 그 때 그는 또 키가 커 보인다며, 키를 물었다. 키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았다.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라는 답을 하자, 어려운 이상형이라며, ‘외모적인 키 같은 것은 안 보시냐‘는 질문에 그가 우선시 하는 요소는 외모란 생각이 들었다.      



남자를 만날 때 나의 우선 순위는 재력, 집안, 외모 쪽은 아니다. 최근 만난 소개팅남들을 통해 한번 더 느꼈다. 물론 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거지 그렇다고 아예 안 보진 않는다. 그냥 나처럼 성실하게 돈 벌고, 평범한 가정이면 땡큐다. 돈 좀 번다는 남자, 지역 유지 집안이란 남자를 만나봤지만 생각만큼 좋지 않았다. 잘생긴 남자는 안 만나봐서 패쓰. 여튼 이밖에 똑똑한 남자, 종교가 같은 남자 등 만나봤지만, 제일은 착한 남자였다. 과거 평범하고 착하며, 웃는 게 예뻤던 남자와의 연애는 남자를 보는 기준점이 되었다. 좋은 기억이다. 나는 나와 같은 결의 사람을 좋아한다.   



What’s your favorite?

이 질문을 받으면 지금의 나는 친구와 코인노래방에 가는 것,라 답한다. 내 스트레스 해소법 중 하나 코인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는 것인데, 올해는 한번도 못갔다. 가지 못하니 코인 노래방에 대한 생각이 더 절절하다. 나는 친구같은 재밌는 연애를 좋아한다. 내가 꿈꾸는 결혼은 가장 친한 친구와 재밌게 사는 것이다.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쯤엔 새 연인과 자유롭게 코인 노래방을 드나들 수 있으면 좋겠다.





이전 06화 5_ 소개팅의 적: 운명이란 환상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