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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쥰세이 Oct 13. 2024

짧은 산문 하나.

회개, 완전한 돌이킴.

나이가 들어가니 몸 곳곳이 하나둘 아픈곳이 늘어난다.

세월의 흔적이 얼굴에도 나타나지만 몸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날이 벌써 초겨울 날씨다.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있다.

외투를 꺼내고 목도리를 칭칭 감고, 어깨를 움츠려야하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내 마음은 아직 건조하다.

어떤 설렘과 기대, 희망, 바램, 긍정적인 것이 없는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업무도 너무 안풀리고, 그외 다른 것들 또한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호기심이 사치가 됐고, 누군가를 마음에 품거나 홀로 간직하는게

쓸모없는 일이 되었다.

삶을 계획적으로 살지못하고 있고,

그저 흘러가는데로 살고있다.


그와중에 목은 자주 마르고, 갈증이 종종 난다.

속이 쓰리거나 위가 아픈 일이 종종 있다.

쪼그려서 몇분간 앉아있다가 일어나면 빈혈이 1분정도 심하게 생긴다.


주일이다.

벌써 한주가 가서 주말의 마지막 날이다.

자주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차에서 이동중에도 역시 음악을 들으며 우울함과 낙망, 절망, 비관적인 마음을 인내해본다.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 어느 누구에게도 더이상 납득시킬수 없고,

이해받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몇달만에 탄 지하철에는 늘 그렇듯이 사람들은 무표정하다.

모두 스마트폰을 보고있거나 한명쯤 책을 읽고있다.


오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글을 삭제했다.

내 지인들이 혹여나 볼까싶어 급하게 오늘 새벽에 삭제했다.

이미 많은 이들이 봐버린 글이긴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람들, 내 지인들이 더이상 그 글을 보기를 원치않았기에.


회개하자.

회개는 완전한 돌이킴이고 고개를 완전히 돌려버려서 다른 곳을 바라봄이다.

다시는 죄의 근처에도 가지않겠다는 하나님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내 생에서 정말 심각하고 중차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요즘 시기.

다윗이 그랬듯이, 완전히 돌이키길 간절히 원한다.


내 죄된 본성을 내려놓고, 완전히 하나님께 포커스를 맞추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고난은, 이 환란, 역경, 고통은 내가 자초한 것이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나를 향한 계획에 포함되어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이것을 통해 더욱 성숙해지고 더욱 발전해서 온전한 주님의 제자가 되길 원한다.


뼈를 깎는 고통과 인내가 필요한 시기다.

혈흔이 낭자하고, 몸의 온 구석구석이 피투성이다.

서서히 회복되고 완쾌되길.


스산한 가을 바람에, 몸을 움츠리고, 고개를 땅에 떨군다.

걸음은 더디고 마음은 조급하다.

나뭇잎들이 갈색으로 물들어가고 있고, 사람들의 옷차림두 두꺼워진다.

자주 허기지고 자주 허무하다.


나를 통해 좌절하고 낙망하고 실망하고 주저앉게된 분들에게, 특히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고 죄송하단 말을 남긴다.

내 남은 앞으로의 인생, 360도 바뀐 삶으로 그 미안함과 죄송함에 답하고 싶다, 답할 것이다.


쉽지않을 것이고 그럴 것을 잘 알고있다.

행함이 있는 결단과 믿음은 늘 힘들고 어렵다.

하지만, 가치있는 일이다.


지금 이 위기와 고난과 환난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더러워진 온 갖 나를 둘러싼 것들을,

표백제에 씻어 새하얗게 만들듯이,

말끔한 새하얀 눈처럼 되도록 하겠다.


주님께 불가능한 일은 없다.

죽은 자도 살리시는 주님께, 내 영혼과 몸을 의탁해본다.

순교자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기를,

내 죽은 마음과 숨결을 주님이 부어주시는 생기로, 회복되길 간절히 원하고 바란다.


다시 출발선에서 총성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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