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치원에서의 우당탕쿵쾅 이야기!! (유쾌한 적응기)
즉 아침에 우리 센터를 오시는 어르신들을 집 근처에서 픽업하는 승합차량의
기사가 나다.
아직 골목 골목을 다니는 (시간 단축을 위해) 길의 특성상 70%정도밖에 길을 익히지 못했다.
그래서 동승하시는 여자 선생님에게 잔소리를 맨날 듣고있고,
그럴때마다 연신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선생님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느 어르신이 차량 왼쪽문에서 타시는지
차량 오른쪽문에서 타시는지,
어디쯤에서 차를 잠깐 세워야할지,
어느 골목길로 진입해야하는지...등등 여러가지 유동적인 상황에 유드리있게 대처하는지
등등 여러가지가 매일 평가의 잣대에 선다.
어르신들을 태우면 재밌는 일들이 많다.
워매 어르신.
아따통닭, 인간 시간 체크 도우미 어르신.
부부인데 남남의 사이같은 어르신 두분.
나와 마주칠때마다 손가락을 뾰족하게 세우시며 내 배나 허리를 콕콕 찌르시며
하아..!! 하!!! 하시며 친근감을 표현하시는 어르신.
1)워매 어르신 :
차에 타자마다 연신 말의 어두에 워매를 외치는 어르신이다.
워매 더운거.
워매 차가 털컹거리는거.
워매 추운거.
워매 더운거.
워매 지겨운거.
워매 배고픈거....ㅎㅎㅎ
그래서 내가 이 어르신을 워매 어르신으로 외워두고 모시고 있다.^^
2)아따통닭, 인간 시간 체크 도우미 어르신.
아따통닭이라는 간판이 보일때마다,
아따통닭이라고 매일 말하신다.
9시 10분이네.
9시 12분이네.
9시 15분이네.
운전하느라 정신없는 내겐 이 어르신이 인간 시간 체크 도우미 어르신이 됐다.
그리고 이 어르신은 뭔가 예쁜짓을 할때마다,
배식을 해서 식사를 드리거나
등원하실때 손을 잡아드리고 안내할때마다 하시는 말이 있다.
아이고...! 이쁜거....! 이쁜거...!
3)부부인데 남남 같은 어르신 두분.
오늘 재밌는 일이 있었다.
갑자기 뒤에서 아니 이 여자가 아침부터 남의 손을 조물락 거려!
어머니 왈... "......(묵묵부답)"
내가 왈, 어르신 부부가 가족이지 왜 남이예요?!
가족은 뭐가 가족이여, 나이가 들면 다 남이제..! 남이여!
이 어르신은 항상 기분이 좋으시면 하시는 말과 행동이 있다.
아이고~! 된장 푸러 가야지, 된장 푸러 가안다....!
4)나와 눈이 마주칠때마다 가까워지면 검지 손가락을 세우시며 내 옆구리와 배를
찌르시며 연신 하하! 하아~! 하시는 어르신이다.
어제부터 이 어르신은 센터에 도착했는데도 차에서 안내리신다.
얼마전까지는 잘 내리셨는데,
어제부터 제일 뒷자리에서 요지부동이시다.
그래서 어제는 다 내린줄 알고 뒷문을 닫았다가 센터장님께 혼이 났다.
오늘도 차에서 안내리고 뒷자리에서 앉아계셨다.
어르신 내리셔야죠...내리세요 어르신.
아....이..아히...시러...
어르신의 표정은 말로 형용할수가 없고 애처로운 눈빛을 하고 계셨다.
결국에 내 손을 잡고 내리셨다.
그리고 오전 프로그램, 식사, 오후 프로그램에 다행히 잘 참여하셨다.
*
날이갈수록 송영길이 눈에 익고 있고,
프로그램 진행도 자연스러워져가고 있다.
어르신들도 나와 점점 가까워지시는지 프로그램에 비교적 잘 따라와주신다.
예전에 일하던 분들이 그만둬서 초반에는 아쉬워하시다가도 이내 곧 지금 현재에 적응을
잘하고 계신다.
오늘있었던 혈당검사에서도 한분 빼고 다 잘 응해주셨는데,
그 한분도 결국 동료 선생님에게 설득당해서 혈당검사를 늦게 하셨다.
몇이여?! 몇이 나왔는가?!
혈당 수치가 걱정, 궁금하셨는지 짜기라도한듯 모든 어리신들이 혈당 수치를 물어보셨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간식이 찐감자, 찐호박이 나왔다!!
그래도 가장 반응이 좋았던건 역시나 수박이었다.
*
이번주 토요일 오후5시에 그녀를 2주만에 만난다.
연락이 안되서 잔뜩 걱정을 하고있었는데, 그나마 아무일도 없어서 다행이었다.
3번째 만남.
우리는 문정역근처에 돼지고기를 구워먹는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식사를 하고 같이 영화를 보지는 못하지만,
그녀를 다시 보게된다니 역시나 저번처럼 꿈만 같다.
우리 센터에서 있는 일들을 조금 들려주면 그녀의 반응은 어떨까.
아마도...조금 미소짓거나 소리를 내며 웃지 않을까.
내가 고기를 구워주며 그녀의 접시에 먼서 잘 익은 고기들을 잘 배달해줄 작정이다.
식사가 아쉬우면 그 후에 근처 카페에 가서 잠깐 티타임을 하면 될 일이다.
그녀를 만나기 100m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