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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작가 Apr 03. 2023

도쿄 카페투어(15) - Mameya Kakeru

도쿄 카페투어(15) - 마메야 카케루

도쿄 카페투어(15) - Coffee Mameya Kak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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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2 Chome-16-14 Hirano, Koto City, Tokyo 135-0023

영업시간 : 11:00 ~ 19:00

특이사항 : 구글에서 예약하기

메뉴 : 커피 마메야 코스 Ona Coffee Blend (¥3,000) // 아이스 라떼 Ditta Artigianale (¥1,050) // 

테린 초콜릿 (¥800)

방문일 : 2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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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가기 전에 가장 기대하고 간 매장 중 한 곳이다. 일전에 커피 오마카세 또는 커피 코스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마메야 카케루에서 내가 생각했던 걸 볼 수 있다고 해서 기뻤다. 구글에서 꼭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해서 언제 갈지 엄청 고민을 하다가 적당히 도쿄에 적응했을 때로 선택을 했다. 


이날은 온전히 커피를 음미하기 위해 카페를 적게 방문을 했다. 평소에 4~5곳을 방문하고 7~8잔을 마셨지만 이날은 딱 3곳만 방문을 했고 여기 가기 전 한 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배를 비우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녔다. 


3시로 예약을 하고 10분 전에 방문을 했다. 조금 일찍 도착하면 바로 앞에 작은 산책길이 있으니 조금 걸으면 된다. 

들어가서 이름과 예약한 시간을 얘기해 주면 직원이 안내를 해준다. 외투를 받아서 걸어주고 번호키를 준다. 여기서부터 이미 감동이다. 시작부터 제대로 서비스하겠다는 게 느껴진다. 

들어가면 압도되는 커피 원두들.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온 원두들이 있으며 로스팅 정도에 따라서 진열이 되어있다. 


외투를 맡기도 잠시 기다리면 직원이 자리를 안내해 주는데 의자를 빼주고 앉으면 의자를 넣어준다. 이런 서비스를 받기 위해 사람들이 비싼 돈을 지불을 하고 프라이빗한 곳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 매 순간순간이 감동 그 자체였으며 소름이 돋을 정도로,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야 하나 싶었다.

내부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거의 만석이라서 찍기 조금 어려웠다. 대략 이런 느낌으로 되어있고 ㅁ 모양이고 손님은 왼쪽을 제외하고 앉는다. 여유롭다면 바리스타가 1:1로 붙어서 응대를 해주고 그게 아니라면 2팀까지 커버를 하는 거 같았다. 


오른쪽은 화장실이고 왼쪽은 주방으로 추정된다. 화장실을 가려고 하면 안에 누군가가 있음을 미리 알려준다. 손님이 조금이라도 움직이거나 눈을 마주치면 무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바로바로 응대를 해준다.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피곤할 수 있겠지만 여기는 이런 서비스를 받기 위해 오는 곳이니까.

앉으면 간단한 스몰 토크와 함께 메뉴 설명이 진행된다. 단일 메뉴도 있고 칵테일 코스도 있다. 나는 칵테일에 관심이 없어서 메뉴 사진은 따로 찍지 않았다. 3,000엔 코스와 8,000엔 코스의 차이는 원두의 차이다. 8,000엔 코스를 마셔보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3,000엔 코스에 디저트를 주문하기로 했다. 그리고 괜찮다면 단일 메뉴까지 마셔볼 생각이었다. 


25개의 원두가 있는데 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하면 그 원두로 핸드드립을 내려준다. 바리스타에게 테린 초콜릿과 어울리는 원두를 추천해 달라고 했고 Ona Coffee의 Raspberry Candy를 추천받았다. 

코스는 총 7잔이 제공이 된다. 7잔을 마실 생각에 벌써 배가 부를 수 있지만 앞에 4잔은 한 입 정도면 끝이 나기 때문에 배가 엄청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필터 커피와 에스프레소를 제외한다면 많은 양이 제공되지 않기에 적당하다고 본다. 아마 이것도 다 계산된 게 아닌가 싶다. 


첫 번째로 받은 건 콜드브루와 목테일이다. 목테일은 처음 마셔봤는데 논-칵테일이라고 하셨다. 콜드브루는 굉장히 부드러웠고 담백했다. 맛이 얇다고 해야 할까? 가벼운 건 아니지만 묘한 얇음이 있다. 이걸 얇다고 표현하는 게 조금 웃길 수 있지만 마셔보면 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것이다. 목테일은 매실맛이 났다. 굉장히 익숙한 맛인데 양이 적어서 조금 아쉬웠다. 더 마셔보고 싶었는데 말이지.


그리고 밀크브루와 목테일이 제공되었다. 그러니까 콜드브루 베이스로 논-칵테일이 제공되고 밀크브루 베이스로 논-칵테일이 제공되는 거 같다. 

밀크브루는 분쇄된 원두를 티백처럼 만들어서 8시간 동안 우유에 우려냈다고 한다. 진짜 매력적인 맛이다. 처음 마셔봐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커피 같지 않은 뭐랄까, 부드럽다는 표현으로는 너무 아쉽다. 

목테일은 단맛이 강했다. 시럽이나 설탕에 의한 단맛이라기보다는 좀 다른 단맛이다. 원두에서 나오는 단맛이라고 해야 할까? 설령 시럽이나 설탕이 첨가되었다고 해도 그런 뉘앙스는 아니었다. 

필터 커피는 바로 앞에서 내려준다. 커피를 내리기 전에 분쇄된 커피의 향을 맡게 해 준다. 이때 분쇄된 원두 또한 검은색 그릇에 담아서 제공하는데 이런 사소한 것도 신경 쓰는 게 참 좋다. 전반적으로 블랙 컨셉을 유지하는데 사실 분쇄한 원두 향 맡을 때 도징컵에 제공할 수 있지만 절대, 작은 사기그릇인데 신경 쓴 게 느껴진다. 


제공되는 음료에 따라서 컵의 무게가 다르다. 이건 카페를 창업을 한다면 꼭 생각해봐야 한다. 컵의 재질도 중요하지만 음료의 맛에 따라서 또는 전하고자 하는 것에 따라서 무게를 다르게 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시그니쳐 음료는 잔을 따로 만드는 게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디저트와 어울린다고 해서 Ona Coffee 원두를 주문한 건데 내 디저트를 깜빡하시고 나중에 주셨다. 그래도 맛있게 잘 먹고 마셨다. 핸드 드립은 30g의 원두와 180g의 물을 사용해서 내려주셨다. 굉장히 진한 레시피가 아닌가 싶은데 아주 맛있게 마셨다. 전혀 진한 맛은 아니었다. 내려주시면서 레시피를 설명해 주신다. 

마지막 코스로 라떼와 에스프레소 그리고 간단한 디저트가 나왔다. 처음에 저 디저트 보고서 젤리는 알았고 옆에 있는 건 돌인 줄 알았다. 근데 베르가못 쿠키라고 한다. 


내가 디저트가 있었기 때문에 먹는 순서를 알려주셨다. 이런 세심함이 참 좋다. 

디저트에서 큰 재미는 없다. 젤리는 우리가 다 아는 그 젤리맛이고 베르가못 쿠키는 처음 먹어보는데 잘 모르겠다. 그냥 흔한 쿠키인데 저 그릇과 여기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린다. 아마 맛도 고려했겠지만 이러한 부분도 고려하지 않았을까 싶다. 


은근 배가 불렀다. 디저트까지 주문해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아깝다고 다 마시지는 말자. 에스프레소와 라떼는 절반 정도만 마셔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이대로 나가기 너무 아쉬워서 아이스 라떼를 주문을 했다. 원두를 추천받았다. 바리스타 말에 의하면 흥미로운 맛이 난다고 했다. 시나몬 맛이 매력적인 이탈리아 원두를 추천해 줬다. 아이스 라떼 잔은 굉장히 무거웠다. 아무래도 묵직함을 강조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전에 제공된 음료들의 잔들은 그렇게 무겁지는 않았고 오히려 가벼운 것에 가까웠는데 이 잔은 진짜 유리 그 자체였다. 

사진은 없지만 물컵은 진짜 가벼웠다. 유리인 줄 알았는데 보니까 플라스틱이었다. 



포크 거치대로 제공된 건데 진짜 무겁다. 컵보다 무거운 거 같다. 도난 방지를 위해 이렇게 무거운 걸 사용하는 건가 싶을 정도. 그런데 나는 무거우면 좀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묵직함이 고급스러움을 연상시킨다. 아무튼 포크 거치대도 아무거나 사용하지 않아도 다 계획된 것이다. 

에스프레소와 라떼는 라마스조꼬사의 언더카운더형 머신을 사용하고 있다. 가운데에 한 세트가 있고 왼쪽에 EK43과 동일한 커피 머신 2대와 스팀기 1대가 준비되어 있다.

소리에 굉장히 신경을 쓴 매장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제빙기가 없다. 얼음을 주방에서 미리 준비해서 냉동고에 받아서 사용하고 있고 기본적으로 아이스 음료를 주문하지 않는 이상 얼음을 사용할 일이 없다. 그래서 얼음을 많이 준비해두지 않는다. 그리고 냉장고 여는 소리를 듣기 어렵다. 일단 냉장고가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베이스와 음료들이 노출형이다. 그러니까 러쉬에 가면 팩들이 얼음에 둘려 싸여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여기도 그 형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해도 충분히 냉장의 기능을 하니까. 이건 보는 맛이 있고 소음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음악 소리도 들릴 듯 말 듯 아주 작게 해 놨고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내 시야에 보이는 건 다른 손님들과 바리스타 말고는 크게 없다. 애초에 서랍을 짤 때 최대한 낮게 짰다고 봐야겠다. 그리고 설거지를 주방에서 한다. 사진에서는 안 보이는데 그릇들과 컵들을 바구니에 모아뒀다가 주방으로 가지고 가서 설거지를 한다. 매장 내에서 나는 소리는 커피 관련된 소리 말고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당연하지만 드립포트와 저울 또한 무음으로 해놨다. 매장에서 내가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손님들과의 대화 소리와 그라인더의 소리 그리고 스팀 소리 그리고 가끔 들리는 음악 소리 정도? 


사용하고 있는 집기들은 정말 고급스러움의 끝이다. 왜 사람들이 오마카세를 가고 프라이빗한 곳을 가며 소규모로 진행되는 음식점이나 카페를 가려고 하는지 조금이나마 알 거 같다. 맛도 맛인데 제공되는 서비스가 다르다. 진짜 값을 한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까?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들을 했을 거 같다. 


고급스러운 것들을 모아둔 게 아니라 모든 것이 연결이 된다. 이게 중요한 거 같다. 연결되는 것. 내가 매장에 들어서면서부터 나갈 때까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는 거 같다. 


계산은 앉은자리에서 진행이 되고 태블릿으로 한다. 현금과 카드 둘 다 되고 결제 전에 결제 내역을 한 번 더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나갈 때 번호를 주면 외투를 거의 입혀준다. 마지막까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면 대부분 원두를 사서 가는 편인데 나는 초반에 들렸기 때문에 원두는 따로 구매하지는 않았다. 아마 여행 막바지에 방문했으면 원두를 좀 샀을 텐데 말이다. 


한 가지 아쉬움은 화장실을 가보지 못했다는 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보니까 화장실은 어땠을지 궁금하다. 화장실도 고급스러움을 잘 표현을 했을까? 화장실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마 다음에 또 가면 같은 감동을 받기에는 조금 어려울 거 같다. 이미 경험을 했기에 그 감동이 조금은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또 가고 싶은 건 맞다.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걸, 코스를 하려고 한다면, 비싼 돈을 받고 싶다면 말도 안 되는 디테일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이 카페는 맛과 멋을 다 잡았고 거기에 경험까지 잡은 카페다.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 시대에 이것만큼 확실한 게 어디에 있을까?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이젠 카페는 경험을 파는 곳인데 맛과 멋을 베이스로 깔고 거기에 경험까지,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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