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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홀링 Sep 26. 2022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

삼삼한 육아일기














거니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창밖에 환한 빛을 확인하고서

“아침이네! 아침이다~”라고 크게 외친다.


마치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사람처럼

놀라며 활짝 웃는다.


반면 이 선물을 서른여덟 해 동안 꼬박꼬박

당연하게 받아왔던 나는 조금 머쓱해진다.


자고 일어나면 아침이 온다는 것을

쉽게 예상했기 때문에 더는

다섯살 아이처럼 놀라지 않는다.  


무심하게 어제의 피로가 붙어있는 얼굴로

밤사이에 도착한 택배를 수령하는 느낌이다.


건조하게 모닝커피를 한 모금 넘기며

오늘 할 일이 뭐더라? 생각하는 아침.


나는 조금 무례한 사람이 된 것 같다.

선물을 받고도 고마워 할 줄 모르는.


태초의 인간은, 아마 거니처럼

아침을 감사하며 시작했겠지.

삶이, 하루가 당연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잊는다.




오늘 아침, 거니에게서 다시 배운다.

아침에 웃으면서 일어나는 법과

선물을 받으면 어떻게 좋아하고,

고마워하면 되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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