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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홀링 Oct 15. 2022

마음껏 다섯 살이 돼보는 시간

삼삼한 육아일기
















거니랑 함께 있으면

세상 모든 것들이 놀이가 됩니다.  

   

베란다에서 햇볕에 잘 마른

이불을 걷어오자마자,

꽃무늬 이불은 '꽃밭'이 되고

진한 파랑 이불은 '바다'가 되고.     


그 위에서 거니와 나는

꿀벌이 되어 꿀을 모으다가

돌고래가 되어 헤엄칩니다.  

   

그러다 우리 둘밖에 없는 집안에

갑자기 공룡이 나타나서 싸우고

상어가 쫓아와서 도망가는   

  

도무지 긴장을 풀 수 없는

이 역할 놀이는 갑자기 시작된 것처럼

갑자기 시시해집니다.     


꽃밭은 꽃 이불로

바다는 파랑 이불로

마법이 풀린 것처럼 돌아가고 

끝.     


놀이가 끝나자마자, 1초 만에

"우리 이제 뭐 할까? 심심해."라고 말하는 

다섯 살 거니의 체력과 마음을 따라가기 벅차지만,   

  

언제 내가 이렇게 꿀벌이 되고

돌고래가 되고, 공룡에 쫓기고

상어를 피해 달아날까. 생각하면

이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마음껏 다섯 살이 돼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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