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볍게 생각했던 걸까..?
스스로 나를 열심히 키우기. 이걸 하고 있지만
또, 마음 한편에는 다른 어떠한 것에 대한
애착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꼭 살아야 하는 이유. 내가 꼭 필요로 한 것.
이때도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내가 아니었나 보다.
'내가 만약 아이가 있다면?' 생각부터 시작해서
'내가 아이로 하여금 더 열심히 살게 되고, 삶의 필요성을 느낄 거 같아.'라는
배려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나만의 생각으로
임신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결혼을 한 지 6년 정도가 됐고, 원래 아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생각이 어리숙하게 쉽게 판단이 내려졌나 보다.
생각보다 준비를 시작하자 나는 간절해지기 시작했다.
그전에도 아기를 가지기 위해 검사도 받아보고 했지만, 흐지부지 넘어가서
다시 검사를 했고, 유튜브를 찾아보며 집착이 시작되며
나는 시험관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내 발목을 잡는 수많은 정신과 약들.
나는 아이를 가지기 위해 그 많은 약들을 선생님과 상의 후에
한 번에 끊었다.
단약 부작용으로 두드러기가 난 것처럼 몸이 간지러워
쉴 새 없이 긁었고,
공황증세가 집에 있어도, 아무 일 없어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정도는 당연히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잠을 못 자는 건 어쩔 수 없지.'
내 다크서클은 턱까지 내려오려 했지만,
'임신하면 잠이 많아진다던데.. 그때 자면 되지!'
이러면서 나름 버텨내며 생각을 잡아나갔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니 내가 죽을 거 같더라.
병원에선 임신 전에 먹어도 안전하다는 수면제를 처방해 줬다.
근데 약을 10개 가까이 먹던 나에게 효과가 있을까.
난 그렇게 세 달을 버텼다.
잠을 못 자서, 생각이 많아지더니 결국엔
'원망을 듣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나를 휘감더니,
다시 아파지고 있었다.
나는 정말 아이가 필요한 걸까?
이렇게 애를 낳으면 그 아이와 나의 사이는 좋을까?
그 아이가 나를 미워하진 않을까?
물음표가 꼬리를 물며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정신적으로 다시 피폐해져 갔다.
생각하는 동안 조금은 즐거웠기도 했지만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꿈도꾸면 안될 상황을 생각했던 것처럼.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 보면 그때 아이가 안 생긴 게 다행인 거 같다.
나의 집착과 잘못된 애착형성으로 자라나게 될 아이에게
미안해하며 또 다른 후회를 시작할 뻔했다.
세 달 동안 힘들었고 조금은 설레기도 했지만
정말 다행이다.
Q. 내 생각과 현실사이에 큰 갈등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나요?
갈등을 피하지는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