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모르는 순간들이 찾아왔을 때.
이 시리즈는 우울증과 불면 불안 공황 강박 등을
겪고 있는 ‘나’를 나타내는 글입니다.
읽는 ‘나’는 어떤지, 주위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주고 싶은,
조금이라도 그 상황에 대해 이해를 도와주는 글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
방학 때 숙제로 줬던 강제 일기 쓰기.
그 숙제를 끝으로 글을 쓸 생각도,
써본 적도 없었다.
20살.
대학을 갈까 말까 고민했던 때.
작사를 하고 싶었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포기.
하지만 결국 나는 다른 방식으로
'나'를 위해서 글을 쓰게 되었다.
첫 글은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와 그 반대.
그게 올해였다.
예전에 글을 쓰면 해결이 된다.라는
이런 내용의 책을 봤는데
그땐, 그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이렇게 스스로 매일 쓰게 된다니.
사람 일은 참 신기하다.
어쩌면,
글 쓰는 게 나를 살게 하는 이유를
만들거나 찾기 위해 스스로 만든
'장치' 같은 것 아닐까?
그럼 이제 시작합니다!
누구나 그런 순간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타인이 보는 나, 내가 느끼는 나.
그 사이에서 알 수 없는 불편함이 스며든다.
썩 좋은 감정이 들진 않지만,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이따금 한 번씩 생각하고는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여러 말과 표정들 속에서,
나의 평균값이 어디쯤인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생각이 깊어질수록
결론은 멀어져만 간다.
타인의 시선에 따라 살 필요는 없지만,
같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참고 정도 하는 건 나쁘지 않을 거 같다.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아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를 찾는 것에 그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먼저 남이 생각하는 스스로에 대해서
간단하게 생각해 보도록 하자.
예를 들면 나는 이런 말을 들어봤다.
"너는 진짜 장난치는 게 초등학생 남자애 같아!"
또 다른 누군가는
"너는 화가 너무 많아."라고 하기도 한다.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느끼진 않는다
날마다 나의 모습은 달라지니까.
어느 날은 한없이 웃기다 못해 가벼운 사람.
또 어느 날은 울컥하고 무거운 사람.
감정은 매일 달라지고,
상황에 따라 나도 변해간다.
그러다 보면 문득,
어느 순간 ‘진짜 나는’ 희미해져 가고
‘어디에 있을까?’ 의문만 남아있다.
‘나를 정의한다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까?’
이 생각은 오래도록 마음 한편에 머물러 있다.
명확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그나마 글을 쓰는 순간은
내 마음과 가까이 닿아있다.
자신을 틀에 맞춰 규정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느낀 것을
진심으로 써 내려가다 보면
언젠가 문장 사이에서
‘나’의 평균값을 찾게 되지 않을까.
그럼 그 모습을 여과 없이 받아들일 수 있으면,
충분하지 않을까?
Q.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조심스레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떤가요?
지금의 자신을 단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나요?
아니면, 어떤 단어부터 떠오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