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 _ 알고 보니 부품들은 전부 나였다.
마음의 병은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쌓이다가
어느 순간 마음에.
뭔지도 모를 어떤 게 떨어지더니
펑- 하고 터져버린다.
내 마음인데. 나조차 당황스러울 정도로.
혹시 본인 포함,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는가?
어느 순간 180도 변해버린 사람.
내가 그랬다. 학교 다닐 때부터
늘 밝아 보이려고 애쓰고 살았다.
'괜찮아'라는 말, 개인적으로는 별로이지만.
너무 익숙해져서 아무 생각 없이 쓰고,
그 말이 진짜 괜찮다는 뜻이 아닐 때도 있는
그런 상황들이 생각보다 자주 있다.
속이 텅- 비어 있는 말.
입버릇처럼 내뱉으며 정말 괜찮다 믿고,
살던 시절이 있었다.
입에 붙은 그 말이
지켜주는 갑옷인 줄 알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하자를
숨길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인 것처럼.
마치 나를 피가 닳지 않는 무한탱커가 된 것처럼
지켜주는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정말 괜찮았던 적이 있었을까?
하루하루가 버거웠고,
작은말 한마디에 무너지며,
속으로는 울면서 미련하게.
아무 일 없는 척, 모르는 척 외면했다.
아무 말도 못 하고 앉아만 있는
초대받지 못한 손님처럼.
그럴수록 사람들은 나를 쉽게 대했고,
또 그게 당연하단 듯이 살아왔다.
너무 가까운 사람에겐
'뾰족한 바늘'처럼 날카롭게 찔러대면서
이상한 형태로 '나 자신'이 변해가 있었다.
세상 무던한 척, 암시롱 안 해
(아무렇지 않아) 하면서.
"불편함을 보여선 안 돼."
"나는 이런 사람이어야만 해"
스스로 되뇌었다.
그런 생각들이
내 마음속 서랍을 갉아먹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러다 어느 순간 버거워지더니
쑤셔 넣고 밀어 넣으며 애써 모른 척했던 것들이
더는 못 참겠다는 듯이 튀어나오더니,
걷잡을 수 없이 우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확실하게 나를 무너트렸다.
머릿속은 늘 라디오 주파수 맞추는 소리 같은
소음으로 가득했고,
마음은 물에 푹 젖은 솜이불처럼 무거워졌다.
무너진 '내 서랍'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산산조각이 났고, 남은 '못'들만
데구루루 굴러다녔다.
그것들은 나를 찌르며,
사소한 말에도 아프게 하고,
크고 작은 상처들을 내며 돌아다녔다.
"괜찮아"
그 말을 수없이 반복하면서도,
단 한순간도 괜찮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는 나를 잃어버렸다.
하지만 이제,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기 위해
'부품'을 하나씩 다시 모으고 있다.
Q. 당신도 무너진 경험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극복했는가, 극복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