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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언 Jul 23. 2020

한 번만 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정말로 세상이 이렇게 보인다고?”    


나는 그에게 물었다.    


그는 대답 대신 멋쩍게 웃었다.    


“대체 어떻게…? 자네에게 보이는 건 대기의 흐름인가? 아니면 운동하는 힘의 순환인가?”    


나의 질문에 그는 무어라 정확하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횡설수설에 가까운 장황한 답변만이 돌아왔다.     


요는 그에겐 세상이 이렇게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굳이 더 들을 필요가 없었다.    


“이 그림, 내가 사겠네. 얼마면 되겠나?”    


부끄러움 많은 성격인 그는 처음에 그림값조차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했다.    


그러더니 수줍게 웃고는 캔버스와 물감 정도의 가격만 받으면 된다고, 그저 주는 대로 받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가 말도 안 되게 적은 금액을 요구하여 그 금액의 10배에 달하는 돈을 주고 왔다.    


“아니, 이보게. 자네도 생활은 해야 하지 않은가? 앞으로 자네 작품에 그렇게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을 부르진 말게나.”    


그는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였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까웠다.    


나는 그의 그림을 가져와 내 방 서재에 걸어놓았다.    


이런 그림은 정말 처음 보았다. 기존의 회화보다는 모자이크에 가까운 그림.    


그림 가운데에서 평안함을 느꼈다.    


그는 어떻게 이런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일까?    


그는 과연 천재인가? 아니면 정신착란자일까?    


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어떤 법칙과 규칙으로 세상이 움직이고 있을까?        


Vincent van Gogh <Starry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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