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지언 Aug 31. 2020

아니요, 됐거든요.

나는 내 소심한 성격이 싫다.    


이 소심함 때문에 내가 얼마나 피곤한지 말도 못 할 정도이다.    


남들에게 살갑게 말 거는 것도 힘들고, 누가 나에게 말을 거는 것도 불편해 죽겠다.    


그런 내가 제일 어려워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거절이다.    


많게는 하루에 종교 권유를 일곱 번 받은 적이 있었고, 홍보물 8장을 받은 적도 있었다.    


내 성격이 외모에서 나타나는 것인지 길거리를 걷다가도 사람들은 나만 보면 달려든다.    


내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는 걸까?    


이런 성격을 고치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지?    


내 친구 중 가장 괄괄한 지선이에게 물어봤더니, 이렇게 조언해줬다.    


“야,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그동안 얼마나 피곤했냐? 내가 방법을 알려줄테니까 그대로 따라해! 일단 시선을 돌려. 너 같은 애들은 눈 마주치면 일단 끝이야. 고개를 살짝 돌리고 나는 그 이야기에 흥미가 없다는 행동을 취하란 말이지. 그리고 좀 도도하게 손을 살짝 들고 거절 의사를 피력해! 그리고 가던 길을 가! 그럼 게임 끝!”    


“으, 으응. 그래. 가르쳐 줘서 고마워. 다음번에 꼭 해볼게.”    


그래, 지선이 말대로 나도 이제부턴 달라지는 거야!    


이제 거절할 줄 아는 당찬 사람이 될 거야!    


라고 굳게 마음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니나 다를까 지선이 없이 내가 혼자된 지 몇 분이나 지났다고 어떤 사람이 종교 권유를 해오고 있다.    


지선이의 조언을 기억하고 용기를 냈다.    


“아니요, 됐습니다. 감사합니다만, 사양할게요.”    


나는 지선이가 가르쳐 준 대로 했다.    


...    


근데 왜 자꾸 따라오는 거야! 울고 싶다.    



Hans Memling <The Virgin>


이전 19화 군침 흘리지 마! 한눈팔지도 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