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세상을 물로써 심판하겠다고 하고,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게 한 후의 일이었다.
노아는 노구를 이끌고 사력을 다해 거대한 방주를 만들었고 이제 동물들을 태울 일만 남았다.
그런 노아에게 고민이 하나 있었다.
“신경 쓰인다. 유독 그 녀석들이 엄청 신경 쓰여. 다른 녀석들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신의 지시를 받아 이 세상 모든 동물을 한 쌍씩 방주에 태워야만 하는 노아.
신성한 일을 하고 있는데 유독 신경 쓰이는 동물 두 종이 있었다.
바로 육식 동물의 정점에 서 있는 사자와 호랑이였다.
“젠장. 이 두 녀석을 어떡하지? 붙일 수도 없고, 떨어트릴 수도 없고…. 답이 안 나오네.”
먹이 사슬과 천적 관계까지 따져가면서 방주에 태울 순서를 정하고 있자니 노아는 두통이 물밀 듯 몰려왔다.
노아는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오, 주님. 어찌하여 제게 이러한 시련을…. 얘네들이 타다가 자기들끼리 싸워서 잡아 먹고 먹히는 건 제 잘못이 아니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그럴 리가?
“그렇군요. 그렇죠. 네네.”
노아는 머리를 짜내고 짜내 동물들의 순번을 짰다.
“그래, 호랑이의 앞에는 그나마 말을 잘 듣는 육식 동물인 곰을 두고, 뒤에는 힘이 센 코끼리를 둬야겠다. 이 녀석들에게 호랑이를 잘 감시하라고 해야겠어.”
“호랑이는 이렇게 컨트롤 하면 되고…. 문제는 사자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없어!”
결국 노아는 사자 앞에 자기 말을 가장 잘 듣는 동물인 개를 두고 직접 지켜보기로 했다.
드디어 방주에 동물들을 태우는 날. 아니나 다를까 걱정대로 호랑이와 사자가 노아의 눈치를 무지하게 봤다.
“야, 거기 앞에 호랑이! 토끼 보면서 침 흘리지 마라! 코끼리! 곰! 호랑이 잘 감시해!”
호랑이가 화들짝 놀라 노아 쪽을 쳐다봤다.
“사자! 너도 마찬가지야! 슬그머니 나 쳐다보면서 눈치 보지 마라!”
사자도 깜짝 놀라 눈이 동그래져서 노아를 쳐다봤다.
“다른 동물들 건드리기만 해 봐! 쫓아낸다!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