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우육면은 먹어줘야죠?
대만의 우육면,
이 정도야 음식 찾기에 관심 없는 나도 안다.
어딜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음식에 대해 괜히 건너뛰어보려는 요상한 심리가 있다.
인기 많은 스타는 나까지 안 좋아해도 되잖아? 하는 마음이랄까.
그러나 간판이나 메뉴에서 자주 보인다면야 호기심이 스멀스멀 생기기 마련!
이번에도 체크인 때 유창한 직원이 표시해 준 우육면집은 피할래야 어려울 정도.
정말 숙소 코 앞 근처였다.
직원에게 물었을 때 본인은 소를 못 먹어서 가본 적은 없다고 했다.
나의 찰나의 의심스러운 표정을 본 직원은 황급히 옆 직원은 자주 간답니다, 하고 덧붙였다.
과연, 여기는 가까이 가면 나 우육면이요~하는 특유의 음식 냄새가 풀풀 났다.
직원에게 손으로 1을 그리며 들어섰을 때는 6시 되기 몇 분 전.
재팬?(일본인? 하는 의미)
코리안 하고 답하니 단호하게 메뉴 하나를 가리킨다.
오 과연! 일본인과 한국인의 선호 메뉴가 각각 있나 보다, 하며 직원의 손짓으로 안내하는 자리에 착석
아직 홀에는 2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을 뿐, 붐비지 않았다.
식당에서 혼자 밥 먹기 어려워하는 나에게 딱 맞는 구성이군 하며 기다리기...
20분째.
한국인 선호 우육면은 만드는 데 오래 걸리나보다 하며 그렇게 다시 기다리기...
서서히 사람들로 꽤 차더니 나중에 온 사람들의 메뉴가 나오는 듯해도
난 여전히 멀뚱 거리며 앉아 있을 뿐이었다.
어라라?
믿어보자 한국인의 입맛이여!
나만의 메뉴는 다른 것인가 보다!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해도 이건 너무하지 않나 싶어 점원에게 물으니
그제야 아차! 하는 표정이 스친다. 나는 읽고 말았다 그 표정을!
나랑 대화(메뉴 주문이지만)도 했잖아요, 나의 존재감이.. 하는 생각에 깊이 빠지기 전에 차라리 숙소에서 먹는 게 낫겠다 싶어 포장으로 변경했다.
이번은 만들어 둔 걸까? 할 정도로 빠르게 포장된 우육면이 앞에 놓였다.
나서려는 그때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숙소 지하층 공용 라운지에 도착해 얼른 카톡영상통화를 켰다.
화면을 라운지와 우육면에서 나로 전환하자, 빵긋!!
정말 빵긋!! 하는 표정의 엄마와 언니가 화면 너머로 보였다.
나 혼자 일상 도피라고 떠났는데도 내 마음 집에 두고 왔고,
가족의 마음 여기 함께 있구나를 실감했다.
조잘조잘 숙소가 이렇고 (바나나사건은 완벽히 숨기고)
여기 날씨는 이렇고 등등 얘기하고 끊으니
우육면은 불었다.
사실 통화 전에 도착해서 뚜껑을 열었을 때부터 면발은 한 덩이었다.
짠 내와 고기에 가득한 육향과 향신료는 사실 나에겐 버거웠다.
결국 많은 이에게 인기 있는 것이 나에게도 스타는 아니듯,
첫 번째 우육면과의 경험은 불편하게 보내줘야 할 것 같았다.
(제가 비위가 유난히 약해서 그렇지 대다수에게는 인기 있는 가게랍니다. 오해 금지!)
다른 날 끼니로 남녀노소 고르게 앉아있는 버거집에서 치킨버거를 주문했다.
그런데 왜 때문에 향신료의 맛이 느껴지는 것이지요?
우육면에 놀라 체인의 맛으로 숨어들자고 치킨버거를 주문했건만..
과연 대만은 미식의 나라!
난 미식가가 아니라서 못 느꼈나 보다.
이렇게나 비위도 약한 내가 낯선 곳을 찾아 오늘도 숨어있다.
우육면을 잘 드신 분들이 너무 부러웠던 하루.
자, 나의 애정하는 밀크티로 중화하러 가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