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중요 숨기 공간
여행으로 숨기_가오슝 편
에피소드 #5. 이런 도서관이면 나도 공부한다?
필수 관광지를 가는 건 유독 어려워하면서도 나만의 필수 목적지가 미약하게 몇 있는데,
벌써 눈치채셨을 몇 군데를 포함하면
공원, 시장, 마트, 도서관 이쯤이다.
가오슝 시립 도서관
지도에 큰 공원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듯하다. 가보지 않을 이유가 없지!
조금 더 가면 이케아도 있다니, 그럼 가오슝 이케아도 묶어서 구경 가보자
그러나, 공원에서 이케아까지 걷는데 힘들었던 건지
체력 문제로 이케아에서는 채 매장을 들어갈 기운이 떨어져서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입구에 있는 아이스크림 기계를 기웃거렸다.
이곳에서만 초코 소프트콘을 무려 2개나 먹고
푸드코트에서 비건 팔라펠로 점심으로 챙겨 먹고는 결국 식사를 여기서 해결하고 만다.
먹고 나서도 구경은커녕 바로 도서관으로 갔다.
그렇다, 오고 나니 비로소 여기가 내 구역이었다.
아따 넓기는 넓은데 사람들은 적고 나만 두리번거릴 뿐
옆 사람은 의식할래야 의식할 수 도 없을 만큼 간격이 넓은 좌석만이 듬성듬성.
이렇게 푹신한 소파에서 과연 책을 읽으라는 걸까
잠을 자라는 걸까 의심되는 널찍하고 푹신한 소파에 가오슝 시민의 마음이 되어 엉덩이 도장도 찍어보고
서가 사이사이를 살금살금 걸어 다녔다.
이곳이 공원에 이어 내 세상 두 번째구나
조금 발길을 옮겨보니 또 이번에도 역시 책을 보기보단 밖 구경하라는 거죠?
하는 듯한 탁 트인 통유리를 보면서
대체 어찌 책을 보라는 말씀인가요?!
건축가인지 관장님인지 가오슝에게 인지 들리지 않을 투정을 해봤다.
이런 도서관이라면 나는 숙소에서 버스 타고 20분쯤은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했다.
게다가 오는 길에 왼편으로 공원도 구경하고!
책도 안 읽고서 서가 사이사이를 부러워 부러워! 하면서 돌아다니다가
결국 귀국 날 오전에 한 번 더 왔다 갔다.
가오슝에서 도서관이 좋아서 2번이나 가다니
누군가한테 소개할 만한 장소가 될지는 모르지만
또 한 번 과거와 미래의 나한테 자랑하기에는 안성맞춤! 이거면 된 거지 싶었다.
그나저나 이런 도서관이 근처에 없어서 공부를 안 하는 거지요?
정말 게을러서가 아니지요?
훗 그런 걸 새삼스레 묻다니 나란 사람 조금 가혹하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