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도 통하지만, 간식은 더 빠르다
시골 옆집 강아지 ‘검둥이’는 참 귀엽기도 하지만 제법 똑똑하다. 가끔 뜻밖에 갑자기 짖어대서 시끄럽기도 하지만, 조용한 시골 동네에서 나름 ‘보안관’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하지만 간식 하나면 쉽게 무너지지만. 아마 상황을 하나하나 봐가면서 짖는 것 같다.
얼마 전 2촌 집에 친구들이 1박 2일로 놀러 왔을 때도 그랬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니 검둥이가 대차게 짖어댔다. 그런데 준비해 둔 간식을 친구들이 건네자, 언제 짖었냐는 듯 곧바로 꼬리를 흔들며 붙는다. 간식을 주는 쪽이 위험한 인물이 아니라는 걸 단번에 파악한 모양이다. 그런 모습이 조금 야속하기도 하다.
내가 처음 이곳에 이사 왔을 때도 검둥이는 몇 달 동안 날 보며 열심히 짖어댔다. 그때 간식을 준비했더라면 짖는 횟수가 훨씬 줄었을 텐데, 당시엔 그런 걸 몰랐다. 역시 강아지와 친해지려면 어느 정도 ‘조공’이 필요한 법. 가는 간식이 있어야 오는 정도 있다는 것을, 옆집 강아지 검둥이를 통해 세상 이치에 대해 깨닫게 된다.
이제 검둥이는 내가 2촌 집에 도착하면 버선(?) 발로 뛰어나와 꼬리를 흔든다. 물론 간식을 줄 거라고 생각해서인지 혀를 날름거리지만, 어쩌면 그냥 반가워서 그럴 수도 있다. 집에 가면 누군가가 먼저 반겨준다는 사실이 참 고맙다. 고마워, 검둥아. 앞으로 간식 많이 챙겨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