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배기: 시험 속 기술, 길거리의 추억
빵도넛은 우리가 흔히 길거리에서 사 먹는 꽈배기 튀김, 바로 그 제품이다. 실기 시험에서는 8자 모양 22개와 트위스트 모양 22개, 총 44개를 만들어 튀겨야 하는데, 말이 44개지 실제로 그걸 제한 시간 안에 성형하고 발효시키고 튀기기까지 하려면 얼마나 정신이 없을지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상상이 된다. 특히 기름을 다루다 보니 다칠 위험도 있어 그런지 시험에서 자주 등장하는 품목은 아니다. 8자 모양은 단과자 반죽을 비틀어 만드는 방식과 같고, 꽈배기형은 반죽을 길게 늘려 꼬아 만든다. 이음매 부분은 열 번 정도 꼬집어 단단히 붙여줘야 튀길 때 풀리지 않는다. 기름 온도는 180도를 유지해야 빠르게, 그리고 고르게 튀겨진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도 빵도넛이 시험 문제로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품목 중 하나다.
이렇게 실기 품목으로서의 빵도넛을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익숙하게 먹어온 꽈배기가 어떻게 한국에 자리 잡았는지도 궁금해진다. 한국의 길거리 꽈배기는 전쟁 직후 식량이 부족하던 1950~60년대,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밀가루·설탕·식용유로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등장했다. 당시 사람들은 적은 재료로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음식을 찾았고, 그렇게 시장과 포장마차에서 꽈배기와 비슷한 형태의 도넛이 조금씩 팔리기 시작했다.
1970~80년대에 들어서면서 꽈배기는 학교 앞과 전통시장의 대표 간식이 되었다. 조리법이 단순하고 한두 개만 먹어도 든든해 학생들과 서민층의 사랑을 받았다. 갓 튀긴 꽈배기의 따끈하고 고소한 맛은 자연스럽게 ‘가성비 좋은 간식’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1990~2000년대에는 동네 빵집이나 분식집 어디에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추억의 간식’으로 자리 잡았고,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 기억 속 한 자리쯤은 차지한 음식이 되었다.
그러다 2010년대 이후 레트로 감성과 함께 수제 베이커리가 늘어나면서 꽈배기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발효를 정교하게 하고 좋은 밀가루와 기름을 사용하는 전문점들이 생기면서, 기존보다 쫄깃하고 풍미 좋은 현대식 꽈배기가 등장했다. SNS를 통해 다양한 맛의 신상 꽈배기가 퍼지면서 젊은 층에게도 다시 사랑받는 간식이 되었다.
이렇게 보면, 빵도넛은 한국 길거리 음식 문화의 한 흐름을 이어온 형태라는 점이 꽤 흥미롭다. 지금도 꽈배기는 여전히 친근하고 따뜻한 매력을 가진, 오래도록 사랑받는 간식으로 남아 있다. 어찌됐건 내 생각은 튀기는 빵을 굳이 제빵 실기 시험 품목으로 있는 것은 조금 의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