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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Nov 17. 2022

투자에 대한 생각5 - 경기순환이 발생하는 이유

"최악의 대출은 최고의 시기에 실행된다."


하워드 막스의 책 "투자에 대한 생각"에 대한 다섯 번째 서평입니다. 혹시 앞의 글을 못 본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투자에 대한 생각 - '고위험=고수익' 등식을 버려라!

투자에 대한 생각2 - 왜 IPO에 참여할까?

투자에 대한 생각3 - 무슨 일 있어도 안사!?

투자에 대한 생각4 - 2008년 같은 일을 피하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랜 기간 동안 경기침체가 없었습니다만, 2020년 코로나 충격에 이어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 다시 경기침체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특히 2022년은 2008년 위기 이전 가장 심각한 불황이었던 2000년을 떠올리게 합니다. 기술주 중심의 주가 버블이 발생했다 금리인상으로 붕괴된 것, 부동산 관련 대출이 상대적으로 억제된 것이 그러하죠. 


대체 왜 주기적인 경기의 상승과 하강이 반복되는 걸까요? 이에 대해 하워드 막스는 투자자들의 과민 반응과 감정적인 대응이 경기순환을 일으키는 중요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117쪽).


이 세상에 (경기순환) 주기가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과 관계있다. 물리적인 것들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일 수 있다. 가령 시간은 계속해서흐르며, 기계도 동력이 충분히 공급되는 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역사나 경제 같은 분야의 프로세스는 인간을 포함하며, 인간을 포함할 때결과는 다양해지고 주기적으로 변한다. 그 이유는 대개 인간이 감정적이고, 일관되지 못하며, 꾸준하지 않고, 단순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중략) 투자자들이 과민 반응을 하거나미온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주기의 변동폭이 결정된다면, 이런 요소들에 인간 심리가 추가되어야 한다.


특히 심리적인 쏠림이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 신용 주기라고 지적합니다(119~120쪽). 


투자업에 오래 종사할수록 나는 신용 주기의 영향에 대해 더 많이 감탄하게 된다. 자산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경제 자체를 지탱해주는 신용 가용성에 큰 변동을 생기게 하려면 경제에서 작은 변동만 있으면 된다. 그 프로세스는 간단하다.

● 경제는 번영의 시기를 향해 간다.
● 자본 조달자들은 자본 기반을 늘리는 것으로 번영한다.
● 나쁜 소식이 거의 들리지 않기 때문에 대출과 투자에 수반되는 리스크가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
● 리스크 회피가 사라진다.
●금융기관들은 사업을 확대하려고 조치를 취한다. 즉 더 많은 자본을 제공하려고 한다.
●금융기관들은 요구 수익을 낮추고(예를 들면 금리 인하를 통해), 신용 기준을 낮추고, 특정 거래에 더 많은 자본을 제공하고, 계약 조건을 완화하는 것으로 시장점유율을 두고 서로 경쟁한다.

극단적인 경우 자본 조달자들은 이용 자격이 없는 대출자와 프로젝트에 자본을 제공한다.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올 초 언급했듯이, "최악의 대출은 최고의 시기에 실행된다." 그로 인해 자본 파괴, 즉 자본비용(자본 이용에 드는 비용)이 자본 수익(매각 후 얻을 수 있는 양도 차익)을 초과하는 프로젝트에 자본을 투자하여, 결국 자본 수익이 안남는 사례가 발생한다.


이 시기가 도래하면, 신용주기의 방향이 전환합니다(120쪽).


● 손실 때문에 대출자들은 의욕을 잃고 투자를 회피하게 된다.
● 리스크 회피가 늘면서 금리가 오르고, 여신 규제, 계약 조건이 늘어난다.
● 이용할 수 있는 자본금이 줄어든다(주기의 저점에서는 가장 자격이 있는사람에게만 대출된다).
● 기업들은 자금에 굶주리고, 대출자들은 부채 상환을 연장할 수 없게되면서 채무불이행과 파산이 발생한다.
● 이 프로세스는 경기 위축의 원인이자 악화 요인이다.

물론 극단적인 상황에서 프로세스는 다시 방향을 바꿀 준비를 한다. 대출을 받거나, 투자를 하려는 경쟁이 낮기 때문에 높은 신용도와 함께 고수익이 요구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역발상 투자가들은 자본을 이용하여 고수익을 시도하고, 귀를 솔깃하게 하는 잠재 수익이 자본을 유인하기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경기회복이 시작된다. 앞서 나는 주기에 자기교정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신용 주기는 위에서 설명한 프로세스를 통해스스로 제자리를 찾아가고, 이는 경제 주기에 변동성이 생기게 하는 요인 중에 하나이다. 호황으로 대출이 늘면서 잘못된 대출로 인해 큰 손실이 발생하고, 결국 사람들이 더 이상 대출을 하지 않게 되면서 호황은 끝이 난다. 이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


지금 한국 경제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대출자들의 의욕이 꺾이고 투자를 회피하며, 리스크 회피 속에 금리가 상승하는 한편, 기업의 파산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물론, 여기서 끝나지는 않습니다. 역발상 투자가들은 고수익을 누린 투자를 시작하며, 정부가 개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최악의 대출은 최고의 시기에 실행된다."는 격언은 앞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증권사들이 PF대출을 해줄 때만 하더라도 이게 문제가 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주택가격은 상승하고 연체율은 역사상 최저 수준이며, 분양은 늘 완판 중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러기에 과잉 대출이 발생하고 또 버블이 발생한 것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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