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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Nov 18. 2022

"자본주의 이해하기5" - 효율임금 말고 탈숙련화는?

한국이 세계 1위의 로봇 대국이 된 이유는?

오늘은 "자본주의 이해하기"에 대한 다섯 번째 서평으로, 지난 번에는 기업들이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한편 제품의 불량율을 개선시킬 목적으로 근로자들에게 효율임금(Efficient Wage)을 지급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근로자들이 이미 사측에 대해 강한 불신을 가지고 있으며 노동조합이 생산성 향상에 협조해 주지 않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오늘은 이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혹시 이전 글을 못본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심 됩니다. 


"자본주의 이해하기1" -생산성 향상과 소득증가의 세계

"자본주의 이해하기2" -노동시장의 특수성

"자본주의 이해하기3" -효율임금은 어떻게 작동하나?

"자본주의 이해하기4" - 파이어스톤 사태와 효율임금


정말 그런 문제가 있을까? 의문을 지니는 분들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죠. 아래 <그림>에 나타난 바와 같이, 한국의 자동차 메이커는 자국 생산비중이 글로벌 경쟁업체에 비해 높습니다만.. 생산성은 해외 공장에 비해 턱없이 밀리는 게 현실입니다. 약 7년 전 북경 현대차 공장을 방문했을 때, 근로자들의 임금이 대단히 낮으면서도 작업 속도가 빠른 데 깜짝 놀랐던 게 참 생생합니다.

https://www.hankyung.com/car/article/2022062032951


이런 문제가 부각될 때, 기업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그 답은 바로 '탈숙련화'라고 합니다(책 432~433쪽).


노동자들을 통제할 수 있게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은 탈숙련화를 통해서다.탈숙련화(deskilling)란 작업 방식을 바꾸어 숙련 노동자가 필요 없게 만들고 비숙련 노동자들만으로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탈숙련화 과정이 진행되면 고용주들이 유리해진다. 숙련 노동자들은 강한 협상력을 이용해작업 속도의 상승에 저항하고 임금 인상을 추진하는 데 힘의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숙련공들은 대부분 특수한 훈련을 거쳤고, 직무에 대해 지식이 많으며, 신용도 확실하다. 따라서 숙련공의 공급은 부족할 때가 많다. 왜냐하면 숙련공은 비숙련공의 일을 대신할 수 있지만, 비숙련공은 숙련공의 일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특수한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믿을 만한 숙련공은 구하기 어렵다. 노동시장에는 비숙련공보다 숙련공이 드물기 때문에 숙련 노동자들이 그만두면 대체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숙련공은 비숙련공보다 고용주와의 협상에서 나은 위치에 설 수 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기업들이 로봇을 비롯한 자동공작기계를 대거 도입하면, 숙련 노동자들의 힘을 꺾어 버릴 수 있죠. 


만일 숙련 노동자를 전혀 쓰지 않아도 되게끔 생산과정이 변한다면 고용주는 비숙련공만을 고용할 수 있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임금비용도 절감되고 작업 속도 증대에 대한 저항도 줄어든다. 즉, 탈숙련화 과정이 진행되면 고용주들이 비싼 숙련공 대신 값싼 비숙련공을 쓸수 있다는 말이다. 노동시장에서 비숙련공의 공급은 상대적으로 풍부하기 때문이다. 기술 변화를 통해 생산과정에서 요구되는 숙련도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숙련에 대한 필요성은 감소하기 마련이다. 기술 변화가 숙련에 대한 요구를 줄일 때, 탈숙련화가 진행된다.


아래의 첫 번째 <그림>은 한국의 로봇도입량이 세계 톱 수준임을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두 번째 <그림>은 제조업 내에서 자동차와 전자 산업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한국의 비극적인 노사관계(혹은 파멸적인 노사관계)가 기업들의 대규모 로봇 도입을 유발했고.. 이는 로봇 도입이 생산성 향상 및 비용절감에 도움된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결정이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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