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압도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효율임금 지급
지난 시간 60~70년대 한국 근로자들은 경제성장의 과실을 거의 누리지 못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계속될 수는 없죠. 1988~1989년 대기업을 중심으로 노동조합이 대거 조직되면서 급격한 임금 격차의 확대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이 부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혹 앞의 글을 못 읽은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이상한 성공3 - 중화학공업 육성정책 배경
이상한 성공4 - 경제는 성장했지만 임금은 오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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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 한국 근로자들이 노동생산성이 가파르게 향상되는 동안 한국 노동시장은 매우 평등했습니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평등하게 낮은 임금을 받았죠. 그러나, 80년대 사회가 민주화되고 한국경제가 중진국 레벨에 올라서면서부터 갈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노동조합의 조직이 상대적으로 용이했던 대기업 제조업을 중심으로 임금이 급등하기 시작했고, 또 누진적인 연공서열 임금이 자리를 잡았죠. 이 결과 아래의 <그림>과 <표>에 나타난 것 같은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림 4-9>는 한국의 기업규모별 생산성과 임금의 비율을 보여줍니다.
P50은 생산성이나 임금 기준으로 1~100등까지 열을 세웠을 때 50등에 해당되는 기업을 뜻합니다. 반면 P90은 상위 10%의 사이즈에 해당되는 기업, 즉 대기업을 뜻하죠. 결국 P90/P50은 중간 사이즈 기업 대비 대기업의 생산성과 임금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눈에 한국이 어떤 위치인지 알 수 있습니다. 노동생산성 면에서 대깅버이 중소기업의 140% 높은 수준이라는 것. 더 나아가 임금은 약 100%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대기업이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근로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지급하지만, 대기업 입장에서는 이 정도의 임금은 흔쾌히 줄 수 있는 레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의 <표 3-8>은 OECD 가입 주요 국가의 근속 년수 별 임금을 비교한 것입니다. 한국의 신입사원은 100에 해당되는 연봉을 받았다면, 30년 근속자는 328.8을 받습니다. 반면 독일의 30년 근속자는 210.2를 받는 데 그치며, 유럽연합 평균은 169.9에 불과합니다.
이와 같은 식으로 연봉 테이블이 구성되어 있는 이유는 효율임금의 지급("자본주의 이해하기3" -효율임금은 어떻게 작동하나?) 혹은 60~70년대 한국기업들이 높은 임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었던 것, 그리고 쌀농사 특유의 연장자 우대 문화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출처: 노동연구원(2015), "임금 및 생산성 국제비교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