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으로 족하다
이른 아침부터 그런 날 있는가.
될 일도 안 되는 날.
머릿속이 복잡해 찰나에 허우적대다가 가슴에 멍이 들겠다.
새까맣게 타 버린 오늘 아침의 식빵처럼.
글로 풀어내지 못할 오늘의 나.
검은 펜 하나로 그린 그림으로
<금요일, 그림에 TALK> 연재를 대신한다.
자책하지 말자.
내일의 나는 오늘보다 한 뼘 나을 것이니.
미래의 나는 이따위의 오늘조차 그리워할 수 있으리.
홍디와 함께 펜멍이나 하고 가실래요홍홍?
글도 짧은 주제에 +덧마디
건순 : "엄마, 궁금한 게 있는데요. 멍 때리는 게 뭐예요?"
애미 : "우아, 건순이 멍 때리는 것도 알아?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는 거를 멍 때린다 말할 걸"
건순 : "내가 멍 때리는 거 보여줘요?"
애미 : "그래, 보여줘 봐."
건순 : "(다리를 들고) 여기 멍 있잖아요. 어제 자전거 타다가 멍이 생겼어요. 이걸 막 때려요! 이거도 멍! 요것도 멍! 요기도 멍멍!"
그래. 足하다. 멍이 든 너의 발에 웃는다.
멍 때리기, 이것으로 족하다.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