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이별은
저 은하수 같은 밤하늘에 촘촘히 박힌
너의 얼굴을
빼내는 일이었다.
더운 여름에 앓는 감기 같았고
서둘러 피해야 하는
소나기 같았다.
너와의 추억이
번개같이
사라지려고 한다
기억의 편린처럼.
내 인생에 '사랑'이라는 다음시즌을 준비하다.
내게 사랑과 이별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 터널을 온전히 빠져나온 건 '터널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작은 빛줄기를 보았을 때 각성하였다.
내가 이별로 힘들었던 것은 상대와 함께할 수 없음이 아니었다.
즐거운, 스마트한, 유쾌한,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을 할 수 없게 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은 그 무엇을 단죄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내 매뉴얼에는 결코 없는 피드백으로 돌아와 나를 괴롭혔다. 내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감정들로 빛을 발하며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신기한 모습으로 양산, 다단복제 하고 있었다.
후회 없이 사랑하고 나서, 또 무거운 현실에 눈을 크게 떴다
침몰하지 않도록 뜬 눈.
이제는 열병 같은 사랑, 화석처럼 쌓인 감정들, 한 번쯤은 인생의 이색적인 포트폴리오 한 페이지일 수 있다는 여유와 얼마든지 다양한 소재로 각색될 수 있다는 불쏘시개로 남았다 것. 그리고 '사랑'이라는 다음시즌을 위해 다른 장을 펼칠 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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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7일 작성하였고,
2024년 10월 31일 첨언, 수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