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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HONG Jun 13. 2024

재회 <별하, 노피곰 도다샤>


 


 

#재회


 

그대 두 눈에 까맣게 사그라든

칠흑 같은 창을 보았어요.

나에게만 그토록 반짝이던 보석같던 별이.


멈추지 않던 입꼬리가 묵음 된 말

차마 알아들을 수가 없었지요

꺼진 불빛에 사라진 내 보석을 찾느라.


할 말을 하라고 했을 때

말더듬이가 되었어요.


눈물이 급한지 먼저 쏟아지네요

똑. 똑. 똑. 똑

다시 못볼 나를 보라고 눈물이

테이블을 두드리는데


15분을 주겠다고.

더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뛰쳐나온 그자리
 

다시는 빛나지 마세요. 다시는.


내방 천장에서 하염없이 빛나던 별이

베갯잇 한켠에서 은하수처럼 쏟아지던 별이

그대라는 별이


누구의 눈에서 다시 빛나고 있을지

.


별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보고싶었다는 그 말이,

그렇게 겸손한 말인지, 그땐 몰랐습니다.




별은 내방 천장에서 (아주 오래) 빛났습니다.

(아주 오래) 베갯잇 한켠에서 쏟아졌고,

(아주 오래) 내가 사는 별에는 없는 별로 밤하늘에서 빛났습니다.

보고 싶은 마음과 잊어야 하는 마음, 차마 닿을 수 없는 마음들이 모여. (아주 오래) 빛났습니다.

보고싶었다는 무수한 언어로.

(2024. 5. 31 수정, 첨언 하며)




이 글은

2018. 8. 15일에 쓴 글입니다.

2024. 5. 31 수정하여 기록합니다.


저의 지난 몇 편의 글을 읽으셨다면 아시겠지만,

문자로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잠수상태인 그사람을

그 후 한 달 열흘이 조금 지난 시점에

<육전식당>이라는 곳에서 재회했습니다.

그 재회의 순간을 표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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