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켜이 접힌 세월의 모가지
단칼에 잡아 숨을 따던 억척이가
홀아버지 모시고 살다
보릿고개 너머 시집을 가더니
그 깊은 이랑에 세월을 심었구나
씨앗을 묻었구나
웃음은 처마 밑 제비 집 짓 듯하고
눈물은 오뉴월 서리로 아랫목에 묻더니
모두 잠든 새벽 아침이슬을 밟는구나
딸이 온다고 펴질까
아들이 온다고 깊어질까
난데없는 까치소리에
비탈진 얼굴 차곡차곡 주름진 결을 따라
졸졸졸 봄눈 녹듯 물꼬가 트이네
그 좋은 새소리 이제 들리네
불덩이를 먹은 석양이
금빛으로 금빛으로
보드랍고 수줍은 춤을 추는구나
.
빳빳한 뗏잔디를 입고 춤을 추는구나
All txt by_HONG
Photo by_HONG (한라산)
2024.05.14 초안을 쓰고
2024.06.05 수정, 첨언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