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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HONG Jun 14. 2024

내가, 당신을 벌할 것이다

feat_ 잔혹 동화에 기댄 <분노 1>



<내가, 당신을 벌할 것이다>



유리구두를 신게 되는 신데렐라



등껍질이 되어버린 발꿈치와 발가락을 마저 잘라

유리구두를 신게 할 것이다


내 심장을 뜯어먹고 웃던 그 눈

수천만 마리의 비둘기를 보내 당신의 눈을

쪼아 먹게 하겠다



백설공주 - 독 사과




매일매일 증오를 먹고 자란 독이 든 사과

당신에게 내어 줄 것이다  


굶주린 사냥꾼을 보내 당신의 개를 매달고

한 가닥 남김없이 털을 뽑고 목을 잘라

그 피로 당신 이마에 파스카를 그어도

구원받지 못하게 하겠다




헨델과 그레텔 -  계모와 나무꾼 남편



내가 당신의 유일한 상실을 깨닫게 할 것이다

뱀이 우글거리는 지하동굴 병원  

당신의 아들이 당신을 그곳에 버리기로 한 것을

알게 할 것이다


혀가 뽑힌 듯 말을 잇지 못하고

태산같이 쌓아 올린 모정(母情)이 물거품 될 때

발등에 찍힌 도끼, 남은 발을 가르리라




말을 못하고 물거품이 된 인어공주



잠자는 숲 속의 미녀ㅡ 가시



오호라,

피 냄새를 맡은 뱀의 이빨에 찔려

오랜 잠에 들겠구나

왕자처럼 살던 당신의 꼽추 아들이

작별의 입맞춤도 없이 버려두고 가겠구나


천년만년 편히 잠들 거라는 안도,

잠들지도 죽지도 못하게

내가 그 쪼그라든 사지육신에

차디찬 눈보라를 뒤덮을 것이다




원통하게 죽어 귀신으로 나타난



음,

그럴 수 없지

그렇게는 안 되지

내 모욕의 칼 끝에 용서라는 피를 묻힐 순 없어


내가 기억하는 가장 잔인한 형벌,  

당신에게 기다림을 보낼 것이다


잡아 보지 못하는 빈손

죽음 앞에 단말마로 휘젓도록

오늘마다 내일마다 계절마다 내 이름이

혼미한 기억 속에 더 사무치도록

내가 증명 하겠다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죽음에 이르러

지옥괴물이 당신에게 가도록 안내하겠다


비로소,

나의 자비가 끝났음을 기꺼워 볼 것이다.





2024. 06. 14




우리가 아는 동화는 실제로 좀 잔혹하다네요.

실제 원작 동화와 제가 기존에 써놓았던

<분노 1>에 관점을 다르게 하여 써봤는데,

아쉬움 있습니다.

그럼에도 재미있는 글쓰기 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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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_원작 그림 및 사진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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