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출산율이 0.7 정도 된다고 한다.
아내와 결혼을 하면서 나는 한 번도 딩크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둘 다 아이를 갖는 것에 동의를 했고, 우리는 신혼을 즐기고 이제 아이를 가지기로 했다.
하지만 아이를 갖는다는 건 미디어에서처럼 '한 번의 실수'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었다.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우리는 일 년 정도 아기가 생기지 않아 산부인과를 찾았고, 난임센터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걸 보고 놀랐다.
그때 처음 깨달았다. 출산율이 낮은 이유가 꼭 아기를 가지길 원하지 않아서만은 아니라는 걸.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원하지만 쉽게 생기지 않아 힘들어한다는 사실이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아마도 의학이 더욱 발전한다면 출산율이 크게 오르지 않을까.
그 많은 사람들을 보고 우리도 쉽게 생기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되었다.
아내와 나는 병원을 열심히 다니면서 나름 많은 걸 시도했다.
금주는 당연한 것이고, 운동도 하고 또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한 염소탕도 많이 먹었다.
토마토와 블루베리는 과일 가게 사장님들이 반가워할 정도로 사다 먹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우리의 노력에 보답하듯 어떻게 보면 건강한 부부 치고는 긴 시간, 그래도 다른 누군가에 비하면 짧은 시간만에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첫 심장 소리를 들었을 때는 둘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진짜 너무 감사하고 너무 소중해서.
나는 태명을 과일로 짓고 싶었었는데, 아내는 블루베리를 먹은 덕분이니 '베리'가 어떻겠냐고 했다.
영어 울렁증이 있는 나로서는 사실 '딸기, 포도 등' 다른 과일들이 더 익숙했지만,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
사실 지금은 '베리'가 아닌 다른 태명이 더 어색할 정도로 '베리'가 자연스럽다.
그리고 흔히들 말한다. "출산 후가 진짜 시작이니, 지금을 즐겨라."
그래서 임신하고서는 입덧만 크게 없다면 굉장히 몸이 편할 줄 알았다.
물론 내가 직접 겪는 당사자가 아니다 보니 말을 쉽게 할 수는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때가 좋을 수 있다는 건지, 아내는 매일 힘들어했고 보는 나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이들에게 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임신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베리가 태어난다.
여태 내가 써왔던 이 <살다 보니 이런 제목들> 은 대부분이 아내와 나의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앞으로는 베리와 함께 더 많은 웃고 우는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글을 쓰고 있을 것이고, 그때의 에피소드들은 새로운 제목으로 쓰일 것이다.
아마 그때는 '우리 둘'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셋'의 이야기.
그리고 나는 그 셋의 이야기를 떠벌리는, 여전히 조금은 진지하고 조금은 유머러스한 이야기꾼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