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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지에 그려진 사랑(13화)

파가니니의 컴백

by MRYOUN 미스터윤

지혜는 공연이 진행되는 학교 근처에 위치한 연주홀에 도착했다.


벌써 많은 관객들이 현장 티켓을 구매하려고 줄을 서서 있었다. 지혜는 가방에 넣어서 갖고 온 티켓을 꺼내서 입구 안내원에게 보여주고 팸플릿을 받아서 지정된 좌석으로 걸어 들어갔다.


연주홀 규모는 대략 천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대형 연주회 공간이었다. 지혜가 받은 티켓에 적혔던 좌석위치는 무대 중앙에 앞쪽에 위치한 좋은 좌석이었다. 오늘의 주인공인 바이올린 연주자가 직접 교수님에게 선물로 드린 티켓이었기 때문에, 좌석 위치는 좋은 곳이었던 것이다.


줄이 길었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들어오는 시간만 해도 20분은 걸릴듯하였다. 정확히 공연이 3시 시작하여 5시에 끝나기 때문에 아직 시작 시간이 남아 있어서 자리에 앉아서 안내원이 준 팸플릿을 보기 시작하였다.

공현수 바이올리니스트 프로필은 가히 역대급이었다.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친 시기가 얼마 안 되었으나, 대학 시절부터 시작된 공연이나 콩쿠르 대회 수상 성적은 가히 믿기 어려울 정도의 톱클래스였던 것이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자 공연장 좌석은 거의 빈 좌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꽉 찬 상태였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진행되다 보니, 무대에는 그랜드 피아노를 비롯하여 의자도 많이 놓여있었다. 시간이 되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고 있었다. 모두가 들어와서 자리에 앉은 뒤에 공현수 바이올리니스트와 함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들어왔다. 온 연주회장은 박수와 함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공현수는 관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고 나서 지휘자가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향하여 지휘봉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첫 번째 연주곡이 시작되었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77> 곡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시작되면서 공현수 바이올리니스트는 자신의 연주가 시작되는 마디가 올 때까지 차분히 오케스트라 쪽을 바라보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지휘자의 손놀림에 의하여 바이올린과 첼로, 비올라, 호른, 콘트라베이스 등 모든 악기들이 통제가 되고 있었다.


3분 정도가 되었을까, 공현수는 바이올린을 좌측 어깨에 올리면서 활을 켜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시작된 연주는 3악장까지 총 40분 정도 연주가 진행되었다.


브람스의 협주곡이 끝나자 모든 관객들이 기립한 채로 우렁찬 박수갈채를 보내기 시작했다. 지혜도 자리에서 일어났고, 공현수 바이올리니스트의 멋진 무대에 박수를 치며 답해 주었다. 오케스트라 단원도 모두 일동 기립하여 공현수 연주자와 함께 인사해 주면서 박수로 답해주었다. 지휘자와 공현수 연주자는 서로 악수를 하였고, 이어지는 박수를 받으면서 무대 밖으로 나갔다. 오케스트라 단원은 다시 자리에 착석하였다.


3분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지휘자와 공현수 연주자는 걸어 나오고 있었고 모든 관객은 박수를 치면서 관객과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다시 다음 연주곡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번째는 공현수 바이올리니스트를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만들었던 파가니니가 작곡한 연주곡의 순서가 된 것이다. 오케스트라 단원은 지휘자를 지켜보다가 연주를 시작하였다. 이번 곡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콘체르토 1번 (Paganini Violin concerto No.1)이다.


역시 초반에는 공현수는 잠시 대기하고 있다가 대략 4분 정도 지나면서 서서히 자신의 연주 타이밍을 지켜보고서 연주를 시작하였다. 이번 곡도 40여분의 연주가 진행된 후, 모두 기립하여 박수를 치면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같이 인사를 하고 퇴장을 하였다.


이번에는 오케스트라 단원 모두 일어나서 무대 뒤로 퇴장하였다. 지휘자 역시 모두 퇴장을 하였기 때문에 무대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로 1천 명 가까운 관객들만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5분 정도가 지났을 때,...


무대로 다시 공현수 연주자가 걸어오면서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Caprices 24) 곡을 연주하는 것이다. 그때 다시 관객들은 환호성의 박수를 보내기 시작하였고 10초 뒤에 모두가 조용한 채로 공현수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를 감상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5분 정도 진행된 연주가 끝이 나자,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퇴장을 하였다... 기립박수와 함께 "앙코르"를 외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서로 옆을 쳐다보며, 이대로 공연이 끝나는가 보다... 싶어서 5분 정도 다시 기다릴 때,...


피아노 연주자가 나와서 그랜드 피아노에 앉아서 의자 높이를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1분 정도가 지났을 때, 공현수 바이올리니스트가 이번에 의상을 바꿔서 입고 나온 것이다. 그리고 피아노 위에 놓여 있는 마이크를 들고 직접 말하기 시작했다(독일어로) "오늘 연주회에 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오늘 연주곡과 관련하여 처음에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 한 두 곡은 브람스, 그리고 파가니니의 협주곡이었습니다. 그리고 좀 전에 연주한 곡은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곡입니다"


"이제 오늘 연주회에 마지막 곡은 바로 파가니니의 <라캄파넬라>입니다. 감사합니다"

손에 들고 있던 마이크의 전원을 오프 시키고 다시 피아노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 나서 바이올린을 손으로 돌려 들어 어깨에 바짝 붙인 후, 활을 가볍게 올려놓으면서 연주하기 시작하였다.


현수의 모든 행동이 앞부분에 앉아있던 지혜를 향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얘기를 할 때도, 연주를 할 때에도 모든 부분에서 착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지혜는 연주하는 모습에 너무 감동을 받아서 그런지 앙코르곡을 연주하는 내내 오감이 모두 재생산되는 느낌을 받게 된 것이다.


공현수 바이올리니스트의 모든 연주가 끝났다. 그리고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소리를 받으면서 무대 뒤로 퇴장하였다. 공연장을 나오는데, 관객들이 모두가 어디론가 이동하는 것이다.


지혜 역시 관객들과 함께 나오다가 한쪽을 바라보았는데, 그곳에는 강현수가 연주 의상을 갈아입고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 팬들이 꽃다발을 들고 서있던 것이다. 지혜는 카페 아르바이트 일정도 있기 때문에 서둘러서 빠져나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뒤에서 공현수가 지혜를 보고서 부른 것이다. "(독일어로) Jinna, 와줘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와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 "제가 팬들도 있고 해서 오늘은 좀 어려울 것 같고, 2년 전 저희가 만났던 곳에서 오후 3시에 보기로 하면 어떨까요? ", 지혜는 현수에게 "네, 그렇게 해요, 내일 3시에 그때 장소로 갈게요. 그리고 오늘 연주 너무 멋있고 좋았습니다"라고 건네주었다.


--> 연재소설 '제14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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