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탄마을로 돌아오다
김부동이 병원에 입원한 지 어느덧 일주일이 되어가고 있었다.
"여보, 우리 처음 만난 날 기억해요? 그날 나를 도와줬는데... 정말 멋졌어... 난 그날 너무 힘들었거든..."
최금란은 오래전의 일들부터 최근에 결혼 40주년 기념으로 아이들과 함께 미국에 여행 갔다 온 일까지 모두 얘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김부동은 창문만 쳐다보고 있었다.
김부동의 소식을 들었던 송탄 마을 동네 친구와 마을회장 일행 다섯 명이 병원에 문병을 오게 되었다.
일행들은 호실을 찾다가 일반 병실 안에 있는 최금란을 보게 되었다.
"최금란 씨... 우리 왔어요."
"아이구나. 여기까지 오셨어요?"
"아니, 어쩌다가 남편분이 여기에 있어요..."
"그렇게 되었어요... 지금 남편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요"
김부동의 친구인 철물점 철수도 함께 왔었다. 황철수는 지난주 김부동에게 문자로 복권 1등 당첨을 알려줬던 사람이다. 로또복권이 1등이 되었던 친구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황급히 달려온 것이다.
마을 회장이 다가와서 김부동에게 말했다.
"김 씨, 나 몰라보겠어요?"
김부동은 창문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황 씨는 속으로 이거 뭔 일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김부동의 옆모습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10분 정도 있다가 일행은 다시 병실을 나왔다.
옆집 아주머니가 마을 회장에게 말했다. "아니, 어떻게 우리를 전혀 기억을 못 하죠?
마을 회장도 대답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철거일도 이제 슬슬 다가오고 있는데... 참..."
황철수는 말했다. "저러다가 영영 기억을 못 하는 경우도 있나요?"
마을 회장이 말했다. "뭐 그렇게 될 수도 있기는 한데, 사람일은 아무도 알 수 없으니..."
최금란은 병실에서 남편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영희와 영희 남편이 병원에 왔다. 그리고 최금란은 자녀들에게 말했다.
"영희야, 너희 아빠는 기억을 다시 찾기 위해서 병원에만 있으면 안 될 것 같구나... 어떻게 해서든 우리가 살던 동네를 가서 너희 아빠가 기억을 되찾도록 해야 할 것 같아..."
"엄마,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아빠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아서 엄마가 챙겨야 할 일이 많을 텐데..."
최금란은 다시 집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고 퇴원 절차를 밟았다.
영희의 차를 타고 최금란은 남편 김부동과 함께 송탄 마을로 돌아왔다..
"여보, 여기가 우리가 살던 집이에요. 내 손 잘 잡고 걸어봐요"
그렇게 김부동은 다섯 살 아이처럼 최금란의 손을 잡고 천천히 언덕에 있는 집을 향해 걸어갔다.
영희의 남편이 말했다.
"장모님, 전에 저의 친구의 어머님이 아버님처럼 갑작스러운 사고로 기억을 잃으셨는데, 어느 날 어떤 이유에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기억을 되찾아서 지금은 전과 동일하게 생활하고 계시다고 해요... 친구 말로는 기억을 잊게 만든 그날 사고의 장소나 사고가 일어난 그 시간에 맞춰서 환경과 조건이 일치해지면 기억이 돌아오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해줬습니다. 혹시 새벽에 그 뒷마당에서 쓰러지셨을 때에 그곳에 어떤 이유로 가셨는지, 그리고 쓰러지셨을 때에 특별한 점이 없었는지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러게 말일세... 그날 자네 장인이 새벽에 발견되었을 때, 거기에 왜 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혹시 그 전날에 특별한 행동을 하셨거나 평소와 달라진 점이 있었거나 한 것이 없으셨는가요?"
"가만있어보자... 그 전날에 내가 세탁기로 빨래를 돌렸는데, 호스 물이 잘 나오지 않아서 너희 장인에게 도와 달라고 말했는데, 방에서 계속 뭘 하는지, 나오지 않더라고..."
"그래요?"
"따르릉따르릉..."
갑자기 집으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네... 김부동 씨의 아내 되는 최금란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엄마 어디서 온 전화예요? 아, 병원에서 연락 왔는데, 3일 뒤에 다시 내원하라고 하는구나..."
"그래요,... 그럼 엄마 저희들은 일단 집에 돌아가 있을게요. 아빠가 뭐라도 기억을 하시면 연락 주세요"
"그래, 알았다. 그동안 너희가 수고 많았어... 장 서방도 고생했네..."
그렇게 영희 내 가족은 돌아갔다. 최금란은 김부동이의 옷을 걸아 입혀줬다.
한 시간이 지났을 즘에 달수 엄마가 지나가다가 최금란이 빨랫줄에 옷을 너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영희 엄마, 아이고... 이게 얼마 만이야... 그동안 병원에 있었다고 들었는데, 찾아가 보지 못해서 미안해..."
"아니야... 그 먼데까지 어떻게 와... 말만 들어도 고마워..."
달수 엄마는 최금란이의 말투가 상냥해진 것에 놀랐다. 뭐 그럴 수도 있겠거니 싶었다.
"남편 되시는 분은 상태가 어떠셔?"
"좋아지기는 했는데, 기억 상태가 좋지 않아..."
"정말? 어떻게... 남편분 위해서 내가 기도할게..."
"그래, 고마워..."
그렇게 얘기하고 최금란은 빨래를 마자 널고 나서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연재소설 '운수 터져버린 날(제21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