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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달 Oct 31. 2019

마의 목요일: 목요병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다.


 개인적으로 일주일 중 가장 힘든 요일은 '목요일'인 것 같다. 물론 월요일도 힘들고, 화요일, 수요일도 힘이 든다. 그렇게 수요일까지 쌓인 피로들이 꾹꾹 눌러 터지는 요일이 '목요일'이다. 금요일은 사실 하루만 버티면 주말이 온다는 생각에 참기라도 하지.. 목요일은 아직도 목요일인 것이 못내 슬프기까지 하다. 조금 더 어렸을 때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운동을 했었다면 이제는 살기 위해 운동을 한다. 사실 최근에 날이 추워졌다는 핑계로 운동을 일주일에 한 번 겨우 하고 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더 힘들어진 것 인지.. 아니면 전기장판이 너무 따뜻해서 눈을 뜰 수가 없는 것인지..


 일을 하다 보면 느끼는 것이 주 4일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주중에 한 번 쉬는 것이 업무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오전에는 반복되는 업무와 야근 피로, 가끔 있는 회식 피로로 인해 집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평일에 하루 볼일이 있어 연차를 쓰게 되면 연차를 써서 하지 못하는 업무만큼 집중하여 업무를 더 하곤 한다. 물론 업무시간에 끝나지 못하는 것들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야근을 하고, 점심시간에도 일을 하는 경우가 있겠지만 그래도 실제 업무를 하며 필요 없이 소모되는 시간이 없어지기 때문에 긍정적인 영향이 더 많아진다고 생각한다. 





 나는 주말에는 무조건 늦잠을 자곤 한다. 평일에 자지 못했던 것들을 보상이라도 받듯 12시간 이상을 잠을 잔다. 사실 내 주변에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많은 친구들은 퇴근을 해도 퇴근할 것이 아닐 테다.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챙기고, 주말에는 아이와 나들이를 나가야 하기 때문에 주말도 쉴 수가 없다. 친구의 소원은 주말에 늦잠을 자는 것이라고 했다. 평일에 어린이집을 가는 날에는 일어나지 않아서 매일같이 전쟁을 치르듯 아이를 챙기고 출근한다는 친구는 주말에는 왜 이렇게 일찍 눈을 떠서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안쓰럽다가도 다시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나도 주말에는 일찍 눈이 떠졌던 것 같다. 아침 8시에 TV에서 해주던 디즈니 만화를 열심히 시청했었다. 육아를 하며 일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새삼 우리 부모님이 고생하셨겠다는 생각을 한다. 모든 부모님들의 레퍼토리 중 하나. 


'너도 얼른 결혼해서 너 같은 딸 낳아봐. 그래야 엄마 속을 알지.' 


 아직 나는 간접체험만 하고 있지만(친구들과 보고 듣고 대화를 하는 것으로) 생각만 해도 너무 힘들 것 같다.


 지난주는 한국사 시험을 보느라 토요일도 일찍 일어났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돌아와서 가채점을 하고 한참을 잤던 것 같다. 사실 최근에 집에서 공부하는 습관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집에 가면 침대와 한 몸이 되어버리는 탓에 앉아있는 연습을. 정말 더디더라도 한 페이지라도 보고 자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 나는 예전부터 벼락치기 공부 스타일이어서 시험 등록을 하고 쫓기듯 공부를 한다. 물론, 이런 이유 때문에 소득은 많이 없는 편이다. 한국사도 1급을 위해 시험을 봤던 것인데 또 2급을 받고 말았다. 한 번 더 공부해서 볼 생각이다. (열심히 하고 한 번에 취득하면 될 텐데..)


 해야 할 공부들이 많은데 일을 하면서 하기가 너무 힘이 든다. 물론 누군가는 강한 의지와 집중력으로 해내는 일일 테다. 나의 의지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나는 안다. 글을 쓰고 싶은 주제들도 많다. 주말에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며 커피를 마시다 이런 여유로움에 대해서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한 구석에 넘겨놓고. 쇼핑을 좋아해서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소비의 즐거움에 대해서도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써야지, 천천히 써야지.. 결국 이렇게 10월의 마지막 날이 되고 말았다.


 사실 요즘 나는 제대로 집중도 못하면서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책을 펴놓고 새벽까지 앉아있다가 잠을 잔다. 그래서 평일에 더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점심시간에는 꼭 잠을 자고 있다. 낮잠을 잠깐 자는 것이 오후에 업무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의 한 시간 휴식으로 오후에 업무를 하고, 가끔 야근까지 하는 일상을 버티고 있다. 이번 주는 컨디션이 특히 더 좋지 못해 야근도 하지 않고 내내 칼퇴를 하고 있다. 다음 주는 야근을 해야겠지.. 11월에는 자격증 시험도 봐야 하고 이사도 해야 한다. 은행도 가야 하고..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만 정리해보다가 11월도, 올해도 빨리 지나가겠구나 생각했다. 이러다가 이도 저도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뭔갈 계속해나가다 보면 조금 더 발전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부지런하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다.


 회사에 출근하면 빨리 퇴근시간이 되었으면 좋겠고, 월요일에는 빨리 금요일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은 아까운 모순. 그래도 내일은 금요일이니까 힘을 내보자!! 물론 내일은 회식이지만 주말이 있으니까. 


 아빠의 애창곡인 이용님의 잊혀진 계절이 계속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2019년 시월의 마지막 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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