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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달 Oct 17. 2019

애도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다.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다.

 '애도'란 잊지 않기 위해서 하는 하는 행위이다.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진짜 별이 되어버린 설리 씨의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 14일 오후 들려온 안타까운 소식은 거짓이기를 바랄 만큼 믿기지 않았다. 가만히 있어도 그저 빛이날 나이에 세상을 등지다니. 지금도 믿기지 않고 너무 슬프기만 하다.


가십

 사람들은 가십거리에 너무 빨리 반응하고 쉽게 잊어버린다. 카카오톡이 상용화가 되기 시작했을 때 소위 말하는 찌라시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클릭 몇 번이면 선전지의 내용을 퍼 나를 수 있었고 자극적인 내용들로 가득 차 있던 것들은 역시나 가십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로 퍼지곤 했었다. 그 당시 나도 단체 카톡방을 통해 누군가가 퍼 나른 찌라시를 접할 수 있었고 남의 말을 하길 좋아하는 사람들로 인해 단톡 방은 시끄러웠지만 나는 그저 무시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몇 일뒤 그 소문의 연예인이 자살시도를 했다. 다행히 살았지만 사람들은 그제야 떠들던 입을 조용히 다물었다. 죽음으로 증명을 해야지만 내가 그 소문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쉽게 퍼 나르던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사과를 하지 않았다. 난 그 사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찌라시를 좋아하지 않고, 그것을 퍼 나르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무시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도가 넘는 것들에는 이것이 '범죄' 행위라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고인이 된 설리 씨는 악플에 시달렸고 언제나 가십의 중심에 있었다. 악플 금지법과 댓글 실명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 기자들 또한 자극적인 제목과 기사를 적어 내려 갔던 그들 또한.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 개인이 SNS에 올리는 사진들과 이야기들을 바로 기사로 만들고, 클릭수를 만들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붙이는 행위까지. 이제와 제삼자인 척 악플을 남기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기자들을 보며 실소를 내뱉기도 한다. 악플만이 문제일까? 개인의 모든 사생활을 기사로 퍼 나르고, 개인의 모든 사생활에 악플을 남기고, 본인의 삶이 바빠 괴롭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저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방관한 사람들도 모두 문제다. 나 또한 방관자였기에 미안하고 슬프다.


 가깝지도 않은 사람인 나 조차도 이렇게 슬픈데 지인들은 오죽할까. 사람들은 왜 너는 슬퍼하지 않느냐, 너는 왜 슬퍼하는 것을 SNS에 올리냐, 너 때문이다. 하며 또 누군가의 행동을 제단하고 쉽게, 함부로 이야기한다. 그것으로 인해 사람을 보냈는데 또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새삼 사람이 너무 무섭다고 느낀다. 


 애도의 방법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사회. 때론 그것을 부추기고 불을 지피는 언론. 글을 쓰면서도 참 퍽퍽한 세상에 쓴웃음이 난다.



 언젠가 지하철 역 광고를 보고 눈물을 쏟은 적이 있었다. 약속 장소로 급히 가야 해서 앞만 보고 가고 있다가 마주한 광고판에는 27살의 나이에 별이 된 종현 씨의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보이는 문구 '종현아 영원한 너의 27살 생일을 축하해.' 영원한... 


 믿기지 않아 검색해서 들어간 설리 씨의 SNS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는데 정말 맑고 해사한 웃음이 가득해서 더욱더 슬펐다. 그 미소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악성 댓글에 대한 논란은 이제까지 계속되어왔다. 이번에는 논의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법 처리에 대한 틀이 구체적으로 잡혔으면 좋겠다. 또한 자극적인 제목을 쓰며 앞다퉈 클릭수 경쟁을 하는 기자들도 본인들의 직업윤리의식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애도'란 잊지 않기 위해서 하는 하는 행위이다. 

 설리 씨 잊지 않겠습니다. 그곳에선 부디 편안하고 행복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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