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니의 차곡차곡 다이어리_ 09
오늘은 아빠랑 얀이 형이랑 버스트립을 하는 날이다.
난 버스에 타면 꼭 잠이 들지만 이번에는 끄떡없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한 번도 잠들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한 건 처음이었다.
오늘 버스트립의 목적지는 남산이다.
아빠가 남산은 그렇게 높지 않은 산이지만 올라가면 서울이 한눈에 보인다고 하셨다.
남산타워 있는 곳에 올라가니 여기저기에 자물쇠가 한가득 매달려있었다.
사람들의 사랑과 우정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하는 거라고 아빠가 알려주셨다.
나는 그중 한 곳에 서서 자물쇠(번호로 된 자물쇠였다)를 만지작거렸는데....
갑자기 자물쇠가 덜컥 풀려 버렸다.
오잉? 그럼 내가 다른 사람의 사랑과 우정을 깨뜨린 건가? 덜컥 걱정이 되었다.
나는 다시 자물쇠를 결합해 놓고 아무 일이 없기를 바랐다.
(어떻게 잠갔길래 이렇게 쉽게 풀리냐. 혹시 일부러?)
남산에서 사진도 많이 찍고 걷고 또 걸었다.
다시 집으로 가기 위해 산을 내려왔다.
우리는 버스를 타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아.. 너무 배가 고팠다.
당장 뭐라도 먹고 싶었지만, 아빠는 동네에 도착해서 콩나물국밥을 먹자고 하셨다.
아무튼 버스 타고 지하철 갈아타고 다시 버스 갈아타고 우리 동네 도착!
동네에 새로 생긴 콩나물국밥 집에서 한 그릇을 다 먹었다.
배가 터질 것 같았다. 힘들었지만 너무너무 행복하고 재밌는 하루였다.
그런데.... 아까 남산에서 자물쇠를 풀었던 생각이 나서 또 걱정이 됐다.
진짜로 내가 자물쇠를 풀어서 사랑이 깨졌으면 어떻게 하지?
에이... 아닐 거야.
다시 결합시켰으니까 아무 문제없을 거야.
어디 누구 아는 사람 없나요?
남산에 자물쇠 거는 분들 제발 확실하게 잠그세요. 그렇게 쉽게 풀리면 안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