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무에도 한 사람에게도 사계절이 있다.
한 나무에도 계절이 있습니다. 우리가 관찰하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가혹한 생명의 순환이 있지요.
노랗게 변해서 갈색이 되어버리면 땅으로 떨어져 버리는 낙엽이 됩니다.
마지막 잎새처럼 나무의 한 부분은 계절의 옷을 갈아입는답니다.
그것으로 변해버리는 잎새 위로 새로운 연두색 잎이 올라옵니다.
어떻게 한 나무에서 이토록 가을과 봄이 공존할까요?
여름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1년 내내 사시사철 없이 우기, 건기로 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이 나라의 식물들은 윤기가 흐르고 눈부신 초록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그 농염한 윤기의 초록은 아무런 노력도 없이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의 식물이 그 안에서 줄기는 줄기대로 잎은 잎대로 얼마나 많은 경쟁 속에 자라나는 것일까요!
한 나무는 그 안에 사계절을 품고 있습니다.
그 안에 헤아릴 수 없는 잎사귀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 경쟁은 뽐내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순환을 받아들이는 순리이기도 합니다. 햇살 밝은 곳에 자라난 잎사귀는 더욱 윤기 있게, 햇빛을 덜 받는 곳에서 자라난 잎들은 노랗고 갈색으로 쉽게 변합니다. 그렇지만 그 순환은 다시 기회를 주고 초록 잎으로 갈아입을 수 있게 해줍니다. 한 나무 안에서 그렇게 생명 주기가 각기 다르다니 놀랍습니다.
사람도 사계절을 품고 있습니다. 이는 평범한 진리입니다.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만 우리는 공통적으로 모두 겨울로 가는 생애를 살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이 겨울로 가는 시간이 같지 않습니다. 같은 나이더라도 어떤 이는 빠르게 겨울로 가고, 어떤 이는 풍성한 가을을 만끽합니다.
사람은 한 몸과 한 영혼에 4계절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한 사람의 몸에서도 관절염으로 불편한 곳이 있는가 하면, 머리의 회전은 늘 봄여름의 계절처럼 왕성한 사람도 있습니다. 머리카락은 희끗희끗하여도 가슴만은 늘 모닥불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사람이 있답니다.
어떤 이의 가슴은 겨울의 얼음보다 더 차갑고, 어떤 이의 심장박동은 젊은이들의 감성처럼 설렘으로 뛴답니다. 사람은 한 몸과 한 영혼에서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것을 순환시키고 조화시키는 생명의 정신이 그 사람을 이끌고 가게 됩니다.
여름나라에 이상 기온이 나무들에게도 영향을 줍니다.
더워야 하는데 시원한 날씨가 지속되어 나뭇잎이 가을인가 착각하는가 봅니다.
그럼에도 이 나무가 감동을 주는 것은 하나의 나무가 생명을 순환하기 때문입니다.
이 나무는 절대로 늦가을이나 겨울로 가지 않습니다. 생명력이 넘치기 때문입니다.
뻗어나간 가지마다 풍성한 잎사귀들이 넘치니 나무의 큰 흐름은 봄과 여름의 강물로 흐릅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게 봄과 여름으로 흘러가면 좋겠습니다.
한쪽 몸은 가을과 겨울로 가는 것 같습니다.
관절도 아파서 오래 걷지 못하고요, 어깨와 팔이 아픈지도 몇 개월, 그렇게 늙어갑니다.
그렇다 해도 가슴과 머리는 원색의 초록, 빨강, 파랑으로 눈부시게 타오르고 싶습니다.
햇빛을 받으면 더 붉게 물드는 뺨처럼 그렇게 설램으로 가득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내 가슴은 노란 연두빛 고사리손
언제나 봄빛 닮아서
한 겨울에도 노랗게 개나리가 피네요
내 머리는 붉게 물든 장미 뺨이 탐스러운 수풀 속
늦가을에도 타오르는 노을 열정이 되네요
묵은 세월이 아무리 관절을 아프게 해도
가슴과 머리는 땅꺼미 내려앉이 않는
봄과 여름의 계절이라오
청춘이 사라지지 않는 상록수가 될수 없어도 좋아요
중년은 청춘보다 아름답다지요
<호프맨 작가> 중년은 청춘보다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