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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 만사가 다 귀찮다

by 최서연


아침 명상 15분,


하려고 앉았다가 겨우 5 분하고 때려치워버린 날.


(다리가 좀 불편한데? 역시 결가부좌는 무리다. 일단 편하게 앉아서 해보자. 하아. 숨만 쉬는데도 귀찮다. 명상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연습이라 하셨는데, 명상하는 거랑 멍 때리는 거랑 다른 걸까? 15분 동안 숨만 쉬어도 마음이 도저히 편안해질 것 같지 않아. 에라이 15분까진 못하겠다.)







웬일인지 만사가 다 귀찮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매일 요가하고, 명상하던 것이 별로 힘겹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자연스럽게 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오 매일 아침마다?’ ‘대단하다!’라고 해도 별 감흥이 없었는데. ‘그런가?’하고 지나갔던 과거의 나. 지금 보니 대단하다.


요가 선생님께서 어느 날은 나에게 마사지를 받는 것이 온전한 휴식이 될 수도 있지만, 어떤 날은 마사지받는 게 너무 불편하고 휴식이 전혀 아닐 수도 있다고 하셨다. 요가랑 명상도 그런 것일까?


내 마음대로 해석해버린 것일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나 편한 대로 해석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무슨 이유에서 이런 마음이 올라왔는지 말이다. 나랑 대화하고, 내 마음 좀 들여다보고, 적절한 충전을 해주고 나면 나는 다시, 매일 아침 기분 좋게 하던 요가와 명상으로 돌아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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