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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ELYST Dec 31. 2018

Recap Hotel Industry 2018

2018년 글로벌 호텔 업계 주요 뉴스 (1월 23일 업데이트)

2018년에도 호텔 업계에서는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호텔 산업의 투자자들에게는 다수의 큼직한 뉴스들이 있었고, 이들은 공통적으로 호텔 산업의 일정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년에 지면을 장식했던 호텔 산업의 주요 뉴스들을 5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매리엇


2016년 9월, 스타우드를 인수하며 세계 최대의 호텔 브랜드사로 등극한 매리엇은 2018년 8월 18일 Marriott Rewards, Ritz Carlton Rewards, Starwood Preferred Guests(SPG)로 나누어져 있던 3개의 로열티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합병했습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Marriott Rewards와 Ritz Carlton Rewards의 회원수는 총 5천4백 명 규모였고, SPG는 2천1백만 명 규모였습니다. 단순히 합산해보면 합병으로 인해 매리엇의 로열티 프로그램은 총 7천5백만 명 규모로,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는 IHG Rewards Club의 9천2백만 명 규모과 격차를 상당 부분 줄이게 된 셈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두 로열티 프로그램에 중복 가입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격차가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세 로열티 프로그램의 합병 과정은 전인미답의 규모로 성장한 초대형 호텔 브랜드 매리엇에 앞으로의 숙제를 던져주었습니다. 합병이 공식 발표된 이후 다수의 SPG 회원들로부터 불만이 폭주했는데, 이를테면 최상위 등급으로의 로그인이 되지 않거나 적립한 포인트가 잘못 계산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시스템이 자주 먹통이 되는 경우들이 발생했습니다.  산고 끝에 소란은 진정이 된 듯싶지만, 소비자들로 하여금 로열티 프로그램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뒤흔들기에는 충분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재빠르게 인공지능을 호텔 서비스에 도입하며 시장을 선도 해가는 듯 보이던 매리엇은 앞으로 엄청난 규모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관리해갈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이고 시급한 숙제를 안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힐튼


매리엇에 이어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브랜드사 힐튼은 2018년 10월, 초저가 브랜드인 Motto를 론칭했습니다. 호스텔과 유사한 포지셔닝을 갖는 초저가 브랜드에 있어 선두 주자는 2013년 3월 Moxy를 론칭한 매리엇과 2016년 9월 Jo&Joe를 론칭한 아코르입니다. 초대형 글로벌 브랜드들의 초저가 호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에어비앤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어비앤비는 호텔 브랜드는 아니지만, 기존에 호텔의 유통체계에 편입되지 못했던 상품들이 호텔처럼 유통될 수 있는 플랫폼을 시장에 소개했고 브랜드들에게 엄청난 위기감을 조성했었습니다. 마치 모건스 호텔(Morgans Hotel)이 이들로 하여금 너 나 할 것 없이 부티크 브랜드의 개발에 뛰어들도록 했던 것처럼.


또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원인은 심화되는 소득과 부의 양극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고성장의 시기를 거치며 안정적인 자산의 기반을 구축한 기성세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급 호텔들은 사실 차고 넙칩니다. 반면에 고성장의 후폭풍을 겪으며 저성장의 시기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은 제한된 자산과 소득으로 인해 제대로 된 소비의 기반을 형성하고 있지 못합니다. 결국 호스텔과 같은 초저가 숙박시설들이 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은퇴한 기성세대들 또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의 규모를 적극적으로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저가 숙박시설은 세대를 아울러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섣부른 예상일 수 있지만,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는 글로벌 경제 상황 속에서 초대형 글로벌 브랜드들이 궁극적으로 캡슐 호텔과 같은 영역에까지 확장해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IHG


2018년 7월, IHG는 리젠트의 지분 51%를 인수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나머지 49% 지분에 대해서도 2026년부터 단계에 따라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토큐 그룹과의 JV가 해체되면서 1981년 독립한 리젠트의 초창기는 럭셔리 호텔의 새로운 역사였습니다. 그리고 리젠트의 이름으로 개관한 최초의 호텔이 현재의 인터콘티넨탈 홍콩 호텔입니다. 그러나 리젠트의 사업 확장이 1990년대 일본의 버블 붕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리젠트는 좌초됐고 1992년 포시즌스에 매각됩니다. 포시즌스는 현재의 포시즌스 뉴욕 같은 리젠트의 대표적인 호텔들을 포시즌스로 바꾼 후 1998년 리젠트를 칼슨에 매각했고, 칼슨은 2010년 대만의 포모사에 다시 매각했습니다. 그러나 대만의 호텔 회사가 리젠트를 다시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내는 일은 생각처럼 잘 진행되었던 것 같 않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포시즌이 리젠트를 인수하던 당시 리젠트 홍콩 호텔의 소유주였던 홍콩의 신세계 그룹은 이 호텔의 임차권을 매각했고, 공교롭게 IHG가 이를 인수하면서 인터콘티넨탈로 브랜드를 바꾸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포시즌스가 이 호텔을 빼앗기면서 현재의 포시즌스 홍콩이라는 그들의 대표적인 호텔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된 셈이지만, 당시 포시즌스가 처한 상황은 가히 멘붕이라 할만했습니다. 어쨌거나 IHG가 리젠트라는 브랜드를 인수하게 되면서, 최초의 리젠트 호텔이자 현재의 포시즌스에 있어 원형(prototype)으로 작용한 호텔이 다시 리젠트라는 이름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IHG 입장에서는 그동안 그토록 원해왔던 럭셔리 브랜드를, 비록 빈사 상태이긴 하지만, 결국 얻게 되었다는 의미 또있을 것입니다.


아코르와 하얏트


2013년 8월 사모펀드에서 일했던 바쟁(Sébastien Bazin)이 CEO에 취임하면서부터 아코르는 공격적인 M&A 모드를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식단을 가리지 않는 포식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7월 인수한 페어몬트와 같은 호텔 브랜드는 물론, 주택 임대 플랫폼인 Onefinestay, 공유 오피스 브랜드인 NextDoor, 콘시어지 운영사인 John Paul, 여행 관련 기술 서비스 업체인 Fastbooking, AvailPro, Gekko 등 호텔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조그만 부분에서라도 관련될 여지가 있다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아코르가 이처럼 공격적인 쇼핑 모드를 이어갈 수 있는 데에는 두터운 지갑이 있습니다. 이들은 다른 대형 글로벌 브랜드들에 비해 직접 소유한 자산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이 자산들을 2017년 5월 HotelInvest(현재 AccorInvest Group)라는 REIT로 계열 분리하여 유동화한 바가 있습니다. 이들은 2018년에도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는데, 스위스의 대표적인 호텔 브랜드인 Mövenpick, 칠레의 호텔 브랜드인 Atton, 미국의 중소 부티크 호텔 브랜드인 21c Museum의 지분 50%와 부티크 호텔 투자 및 운영사인 SBE의 지분 50%를 인수했습니다.


하얏트 또한 M&A를 통한 사업 확장에 지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전투력은 회사의 상대적인 규모만큼이나 초라한 상황입니다. 물론 M&A 시장에서 두터운 지갑을 꼭 스스로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현재의 하얏트 경영진들의 취약한 역량이 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스페인의 호텔 브랜드인 NH 인수전에서도 태국의 마이너에게 참패한 바 있습니다. 그나마 하얏트가 금년에 이루어낸 성과는 조이 드 비버, 톰슨, 알릴라, 데스티네이션 등 일련의 부티크 호텔 브랜드를 보유한 Two Roads Hospitality(TRH)를 2018년 11월에 인수한 것입니다. 하얏트의 역량으로 이 거래가 가능했던 것은 TRH가 하얏트 창업자인 프리츠커 가문의 일원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어쨌거나 방향 자체는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하얏트의 캐릭터와 부합하는 면이 있습니다. 다만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역량이 '대폭' 성장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페블브룩


호텔 브랜드들의 활발한 기업 인수합병에 비해 호텔 부동산에 대한 거래는 2018년 들어 상당히 위축된 모양새입니다. 그나마 가장 큰 규모의 거래는 2018년 11월 미국의 호텔 REIT인 페블브룩(Pebblebrook)은 또 다른 호텔 REIT인 라살(LaSalle)을 인수한 것입니다. 거래의 규모는 자기자본과 대출을 포함 52억 불이었는데, 2017년 말 기준으로 페블브룩의 총자산은 26억 불, 라살의 총자산은 38억 불 규모였습니다. 페블브룩은 라살의 주식을 조금씩 매입하다가, 3월에 라살의 이사회에 48억 불 규모의 인수를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라살 이사회는 자신들보다 규모가 작은 페블브룩이 제안한 금액의 조달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었고,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이후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과 같은 금액의 인수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블랙스톤의 경우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문제가 없었고 48억 불 전체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라살은 1998년 존(Jon Bortz)이 설립하여 중저가 호텔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성장한 호텔 REIT입니다. 페블브룩은 이보다 11년 뒤인 2009년 설립되어 중고가 호텔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성장한 후발주자입니다. 완전히 다를 것 같은 이 두 REIT의 공통점은 이들 모두 존에 의해 설립된 호텔 REIT라는 것입니다. 사실 상장된 REIT가 자신의 기업가치를 넘어선 금액을 조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만에 하나 그 대범한(?) 결정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불특정 다수의 일반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막대할 것이고, 그러한 결정을 내린 경영진은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존은 과거 자신이 설립했던 REIT의 봉인된 가치에 대해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했던 것 같고, 이로 인한 자신감이 결국 이 거래를 성사시키도록 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존은 거래가 완결된 직후 라살의 자산들 중 10억 불 규모를 매각하는 계획에 착수했습니다.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의 행보가 어떠할 것인지 제법 기대됩니다.


유통


위에 언급한 것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호텔 유통 산업은 빈도에 있어 더욱 활발한 인수합병이 진행됐습니다. 우선, 1세대 호텔 온라인 유통채널인 Amadeus는 2018년 8월 호텔 유통 관련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플랫폼인 TravelClick을 15억 불에 인수했고, 호텔 온라인 유통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Sabre는 11월에 여객 항공 유통 테크놀로지 업체 Farelogix를 3억 6천만 불에 에 인수했습니다. 특히 TravelClick은 2014년 미국의 사모펀드인 토마 브라보(Thoma Bravo)가 9억 3천만 불에 인수한 지 4년이 지난 시점에 최종 목적지에 도달한 셈입니다. 또한 온라인 호텔 유통채널의 강자인 익스피디아는 주택 단기 임대차 플랫폼인 필로우와 아파트먼트젯을 인수했고, 프라이스라인, 부킹닷컴, 아고다 등의 호텔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보유한 Booking Holdings는 여행사들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플랫폼인 FareHarbor를 2억 5천만 불에, 메타 서치 플랫폼인 호텔스컴바인을 1억 4천만 불에 인수하며 몸집을 더욱 키웠습니다. 마지막으로 호텔 소비자 평가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는 여가 활동 예약 사이트인 Bokun을 인수했습니다.


사실 글로벌 호텔 산업이 최근 들어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급격하게 성장한 호텔 온라인 유통 시장의 성장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새로운 산업의 영역이었기 때문에 수많은 창의적 업체들이 차별화된 콘텐츠를 들고 호텔 산업에 진입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낮은 진입장벽으로 차별화가 범람하게 되면서 호텔 산업의 유통 체계가 지나치게 분산되고 복잡해진 측면이 있습니다. 즉, 호텔 유통 업체들 간의 이합집산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고 지금과 같은 인수합병 전쟁이 이미 예상됐던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인수합병이 보이는 특징은 각각 차별화된 업체들이 다른 측면에서 차별화된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궁극적으로 비슷한 프로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합집산의 과정을 살아남은 몇몇 포식자들은 마지막 단계로 비슷한 과정을 거쳐 정비된 호텔 브랜드 업계의 강자들과 생존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결전을 치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유통' 부분은 2019년 1월 23일에 추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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