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 한 끼는 무조건 편의점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편의점에 왔습니다.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편의점 간판입니다. 어제는 CU, 오늘은 세븐일레븐. 솔직히 출입문 열고 들어가면, 큰 차이는 없습니다. 오늘도 가까운 편의점에서 점심을 때울 생각입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거의 매일 편의점에 옵니다. 잦은 출장에, 같이 밥 먹을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도 한 끼 때워야 할 때, 가장 만만한 게 편의점입니다. 오늘도 예외는 없습니다.
저는 편의점을 좋아합니다. 거의 루틴에 가까울 정도로 하루 한 번은 편의점을 갑니다. 특히, 아침에 편의점을 들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침에 뭐라도 먹어야, 오전 업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가장 효과가 좋은 건, 밥! 나이 먹으니 밥심을 무시 못하겠더라고요. 아침에 편하게 밥 먹을 수 있는 곳, 편의점 말고 또 있습니까?
물론 김밥집이나 국밥집, 그리고 백반집에서 간혹 아침을 먹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주는 아닙니다. 솔직히 밥집에 편히 앉아 아침밥 즐길 만큼, 우리의 출근길은 여유롭지 않습니다. 촉박한 시간에 편의점 삼각김밥 먹는 10분조차 사치라고 느껴지는데요. 그래고 그렇게나마 아침 요기를 해야, 하루가 든든합니다.
요즘 저에게 점심은 무조건 편의점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따로 갈 데가 없기 때문입니다. 맛 집이나 먹고 싶은 음식을 정해두지 않은 이상, 점심에 딱히 갈 데가 없습니다. 그리고 어디를 가나 점심시간은 엄청나게 붐빕니다. 넉살 좋게 혼밥 하기가 힘든 시간대입니다. 그래서 점심에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다다르는 곳이 편의점입니다. '어차피 갈 데도 없고, 한 끼 간단히 때우는 거라면, 편의점이 낫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점심에 혼자 밥 먹어야 하는 상황이면, 고민 없이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생각해 보면, 편의점은 장점이 많습니다. 누가 뭐래도, 편하고, 빠르고, 단순하고, 또 가격도 쌉니다. 심지어 메뉴도 다양하고요. 취향 껏 골라 간단하게 한 끼 해결하는데 부담이 없습니다. 물론 혼밥을 꺼리시는 분들에게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평소에 혼밥을 마다하지 않고, 세상 일 다 귀찮다 하는 저 같은 한량에게는 편의점이 최고의 밥집입니다.
편의점에서 메뉴를 고를 때,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매 번 새로운 메뉴를 고르는 사람과 매번 똑같은 메뉴를 고르는 사람인데요. 저는 후자입니다. 매일 같은 메뉴만 먹습니다. 그렇다고 1년 365일 똑같은 메뉴만 먹는 건 아니고요. 한 메뉴에 한 번 꽂히면, 한 달 정도는 그것만 먹습니다. 질리지가 않아요.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매일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요즘엔 제로 사이다에 꽂혔습니다. 며칠 전, 1+1 행사 때문에 처음 마셔봤는데, 의외로 제 입맛에 딱 맞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콜라를 버리고, 제로 사이다로 갈아탔습니다. 그리고 샌드위치를 좋아합니다. 샌드위치는 햄 들어간 샌드위치! 샌드위치의 종류나 브랜드는 상관없습니다. 무조건 햄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1+1 제로사이다 두 병과 햄 듬뿍 샌드위치를 사는 게, 요즘 제 루틴입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저는 삼각김밥에 빠져 있었습니다. 특히 스팸이 들어간 삼각김밥만 두 달 정도 먹었어요. 연세 생크림 빵에 빠진 적도 있었습니다. 한 달 정도, 아침마다 달달한 생크림 빵을 우걱우걱 씹어먹던 생각이 납니다.
이렇게 편의점 음식을 좋아하는 저도 꺼리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컵라면인데요. 저는 편의점에서 컵라면은 잘 안 먹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 저는 주로 손에 들고 먹는 찬 음식을 좋아했습니다. 컵라면이나 컵밥처럼 한 손에 들고 먹기 어렵고, 뜨거운 음식은 잘 안 먹게 되더라고요. 특히나 출장을 다니다 보면, 테이블 있는 편의점이 의외로 많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어디서든 쉽게 먹고, 빠르게 일어날 수 있는 간단 메뉴를 훨씬 더 선호합니다.
오늘 점심은 12시 50분부터였습니다. 평소에 비해 좀 늦은 점심입니다. 편의점에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역시나 이미 매대는 휑 합니다. 남은 게 없습니다. 저 말고도 편의점에서 점심 식사하시는 분들이 많은가 봅니다. 조금 늦었다고 이렇게 물량이 없을 줄은 몰랐습니다. 바로 다른 편의점으로 달려갑니다.
그렇게 편의점 3군데를 돌고 난 후에야, 샌드위치와 유부초밥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계산대로 가져가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편의점 유리창을 마주한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창밖 풍경을 친구 삼아, 샌드위치와 유부초밥을 야무지게 먹기 시작합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거창한 점심이 아니지만, 고작 편의점 유부초밥에 행복해집니다. 나란 사람... 참 쉽습니다.
오늘은 아침에 이어 점심까지, 두 끼를 내리 편의점에서 해결했습니다. 어느새, 편의점은 제게 너무 편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도 그런 장소가 있었습니다. 바로 김밥천국. 출근길에 매일 김밥을 먹는 저에게 주변 사람들이 김밥인생이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저는 편의점 인생입니다. 매일 적어도 한 끼는 편의점에서 때웁니다. 그렇게 편의점은 요즘 저에게 너무 익숙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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