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애 프로그램들이 참 많이 있는 것 같다. 그중에 끝사랑이라는 프로그램을 매번은 아니지만 한 번씩 보게 되었다. 이번에 본 편은 선택을 앞두고 마지막 데이트를 하는 과정을 그린 부분이었는데 유독 한 출연자의 엇갈리는 마음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에 마음이 갔다.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툴기도 하고, 엇갈린 마음에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그분을 보면서 모두가 다 애잔한 마음이 컸을 것 같다. 결국은 상대방의 마음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가 있는 걸 알면서도힘들지만 본인의 마음을 표현하며, 자신의 감정에 대해 전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마지막 데이트를 신청하지 않고 끝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서 마지막을 멋지게 마무리한 것 같았다. 마음이 커지고 있었음에도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고, 다른 사람에게로 시선이 향해가는 그 사람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어땠을까. 조금 더 빨리 표현했더라면, 조금 더 적극적이었다면, 그때 너무 떨려서 말을 못 했다고 했었다면, 지금과 같은 결말이었을 수도 있지만 또 다른 결말을 가져왔을지도 모르기에 수많은 후회가 남겠지만 마지막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후회가 남았을 것 같다.
며칠 전 한 남자분을 소개받는 자리가 있어 퇴근 후 커피 한 잔을 했다. 처음이라도 대화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대회가 계속 끊겨 주제가 빠르게 전환되어야 했다. 이렇게 주제가 빠르게 전환되면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참 길게만 느껴진다. 소개로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는 대화가 재미있게 느껴져야 다음번에 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면 다음 만남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것 같다.이런 만남을 하고 나면 뭔가 휑한 마음이 남는다. 이런 마음에서 끝사랑을 봐서 더 마음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타인과의 관계와 소통에 능숙한 사람도 있는 반면 타인과의 관계와 소통에 있어 능숙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연애 프로그램처럼 정해진 시간 내 타인과의 관계와 소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때면 소통에 더 능숙한 사람이 돋보이고, 매력도 더 잘 보여주는 듯하다. 그래서 능숙하지 못하고, 서툰 사람들을 보면 더 마음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감정을 빠르게 캐치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데 감정의 흐름 속도도 느리고, 감정 표현도 서툴기에 남들보다 한 박자씩 늦고, 엇갈림의 연속인 듯하다. 나도 감정의 흐름 속도가 느린 편이라, 내 마음을 늦게 알아차려 엇갈린 인연들이 있다. 다 부질없다는 건 알지만 유독 후회로 남는 순간들이 있다. 그 후회로 남는 순간들 덕에 마음이 가는 사람에겐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후회를 남기지말자하지만 역시나 쉽지가 않다.
끝사랑 속에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받아온 상처들로 인하여 또 상처받을까 봐 마음을 애써 닫는 분도 있고, 나와 결이 맞는 사람과 결은 다르지만 끌리는 사람 사이에서 마음을 잡지 못한 분도 있고, 자신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용기 내 마음을 표현하는 분도 있고다 다른 사랑의 방식이 그려지고 있다. 엇갈림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솔직하게 감정들을 표현하기도 애써 숨기기도 하지만 사랑을 위해 마음을 다하는 모습들이 멋있기도 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사랑은 참 어렵단 생각이 들었다.쉬운 건 하나도 없나 보다. 그래도 후회되지 않게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면 표현해 보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