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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Jul 06. 2024

생성형 AI 활용, 빠른 퇴근만 중요한 건 아니다

개인과 조직을 위한 생성형 AI 활용을 위한 고민

감사하게도 지난 몇 주간 다양한 컨퍼런스와 학회에 초대를 받아 지난 몇 년간 진행한 프로젝트 내용과 HR 내에서 데이터 활용에 대한 생각을 전하고 있다. 유사한 내용의 연속이긴 하지만 신곡을 발매한 아티스트가 모든 무대에 진심을 다하듯 정성껏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그중 가장 최근 다녀온 세미나에서 한 기업의 임원급으로 예상되는 분께서 조직 내에 생성형 AI를 어떤 식으로 도입하면 좋을지와 구성원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하면 좋을지에 대한 질문을 하셨다.

발표자로서 여러 컨퍼런스에 초대받기는 했지만 앞뒤 세션 발표자분들께서 준비한 내용을 들으며 그룹 내 데이터리터러시 제고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입장에서 최근 가장 고민 중인 주제이기도 해서 생성형 AI에 대한 개인의 생각을 답변드렸다. 마침 비슷한 주제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진행하기도 했기에 기왕이면 생각의 정리를 위해 글로 남겨두면 좋겠다 싶어졌다.



시키지 않아도 구성원들은 알아서 잘 쓰고 있다.


조직 차원에서 AI가 적용된 사례와 함께 각 조직 안의 구성원 개개인 또한 AI를 다양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다음은 올해 가장 공들여 운영 중인 LG그룹 내 HR Analytics 커뮤니티인 LG HR Data Divers 모임의 멤버 26명을 대상으로 HR 담당자들이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파악한 것으로 최소 2명 이상이 비슷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답한 활용 방식을 정리한 내용이다.

 

    HRD 업무 담당자는 교육 안내 자료 작성 시, 기존에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저작권 이슈가 없는 이미지를 검색하는 방식 대신 생성형 AI에 프롬프팅을 통해 필요한 이미지를 생성해 자료에 반영하고 있다.  

    직무에 무관하게 다수의 업무 담당자들은 구성원 설문 진행 시, 생성형 AI로부터 설문 문항의 초안을 받아서 수정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조직문화 업무 담당자는 새롭게 진행하는 구성원 참여 활동의 명칭을 정할 때, 행사의 성격 등 배경 설명 이후 생성형 AI가 제안한 30개의 활동 명 중 하나를 선택하여 실제 진행하였다.  

    다수의 업무 담당자들은 보안 이슈로 HR 데이터를 생성형 AI에 직접 올려두고 데이터 분석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생성형 AI와 대화를 통해 파이썬 코드 초안 또는 오류 해결 코드를 받아서 로컬 환경에서 HR Analytics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기존에 파이썬을 활용해 텍스트 마이닝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일부 담당자들은 기존의 토픽모델링 방식에서 가장 오랜 고민과 시간을 필요로 하던 토픽 명을 정하는 작업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조직 내 구성원 각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성형 AI에 대한 학습과 활용 사례를 쌓아가고 있다. 개인의 업무나 기대하는 결과에 따라 각자의 활용 방식은 제각각일 수 있겠으나 인터뷰 응답자 전원의 공통된 답변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직접적인 표현대로라면 단순히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AI로부터 업무에 도움을 받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수 있겠다. 



생성형 AI, 좋고 편한 건 알겠고 회사 안에서라면 제대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생성형 AI 기술은 새로운 버전이 발표될 때마다 다양한 직군에 종사하고 있는 기존 직원들이 본인의 자리를 걱정할 정도로 무서운 속도와 성능 발전하고 있다. 별 다른 고민 없이 새로 발표된 기능을 테스트하는 수준으로 내가 잘 모르는 영역에 대한 작업을 지시하는 경우 특히 이러한 기술의 발전을 더욱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작곡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AI가 작곡한 음악을 듣고, 그림에 자신 없는 상황에서 생성된 이미지를 보면서 느껴지는 감정이 그렇다. 하지만 이미 수년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실제 업무 업무 영역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과정에서의 사용을 하다 보면 정반대의 감정 또한 마주하게 된다. 

 


1.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리딩하는 인간지능(Human Intelligence)이 중요하다.


‘22년 11월 Chat GPT 3.5 버전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많은 사용자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많은 전문가들이 생성형 AI가 환각(Hallucination)이란 이름의 잘못된 정보를 생성하기에 사용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하였다. Chat GPT와 Claude, Copilot, Gemini 등 다양한 기업 및 진영으로부터 각자의 성능을 자랑하는 생성형 AI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수시로 새로운 버전이 공개되고 있다. 세상에 공개된 Chat GPT 3.5 버전 이후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세상이 주목하는 생성형 AI 새 버전이 공개되고 나면 각종 유튜버를 비롯한 IT/데이터 전문가들이 각종 SNS 상에 새로운 발표를 언급하는 방식에서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1차적으로는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신규 버전에 새롭게 공개된 기술의 핸즈온 사례를 소개하고, 그에 대한 놀라움을 표하며 본인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걱정한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한 달가량의 사용 이후 해당 버전에서도 해결되지 않은 환각 사례를 선보이며, 아직은 안심해도 될 것 같다는 뉘앙스의 포스팅을 남긴다.  



새로운 기능 추가 및 버전 업데이트와 무관하게 환각 이슈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업무와 무관한 개인 차원의 활용이라면 생성형 AI는 원래 그렇다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조직 내에서 업무 목적의 사용자라면 생성형 AI가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작업과 그렇지 못한 작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어떤 작업을 맡길 것인지에 대한 판단 이후 AI를 활용한 작업의 결과물에 대해 검증 능력을 우선적으로 갖출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기존에 파이썬이나 R 등의 데이터 분석 도구를 활용해 진행하던 작업을 생성형 AI의 데이터 분석 기능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용자가 업로드한 데이터 중 일부만을 불러와 작업을 진행하거나 결측치, 즉 비어 있는 값을 별도의 안내 없이 임의로 채운 상태로 분석을 진행한 후 분석을 진행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을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분석에 활용하고자 하는 모델을 명확하게 지정하였음에도 그 모델을 생성형 AI에서 직접 지원하지 않는 경우 임의로 유사한 모델을 활용해 작업을 진행 후 기대와 다른 결과를 도출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빠르고 손쉬운 결과 도출이 가능하다는 것은 세상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비즈니스 관점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뒷받침하는 도구로서 사용을 검토하는 경우라면 적어도 사용자 본인은 스스로에게 프로젝트 매니저 또는 작업 지시자라는 페르소나를 부여한 후, 작업의 명확한 흐름을 알고 생성형 AI를 활용해 도출한 중간/최종 결과물에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검증할 수 있는 능력(Human Intelligence)이 우선되어야 한다. 



2. 효율성에서 성과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구성원들로부터 업무 속도가 빨라졌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그토록 고민하던 업무 효율이 향상된 것이다. 동일한 작업을 기준으로 기존 대비 일하는 시간이 대폭 감소하였고, 멀티 모달 기능을 통한 이미지 생성이나 음악 생성 AI, 영상 제작 AI 등 출시된 다양한 AI들의 도움을 받아 기존에 외주 또는 다른 부서의 도움이 필요했던 부분을 개인이 단독으로 해결한 사례들도 여럿 찾아볼 수 있으니 간단한 작업의 경우 비용 또한 절감되었다. 하지만 오직 효과성만을 놓고 본다면 그렇게 개인이 내놓은 결과물은 기존에 조직 내외부 여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던 이전 방식의 결과물보다는 낮은 수준일 수도 있다. 따라서 개인 관점에서 효율적 업무 진행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조직 전체 관점에서는 사업 성과로 연결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비슷한 맥락에서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HR 커뮤니티 멤버들과 그들의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HR 관점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줄어든 업무 시간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적정 인원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것 같다는 고민 사항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을 직감적으로 알아서인지 조직 내에는 생성형 AI를 수면 아래에서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사실 모두의 염원인 빠른 퇴근에 도움이 되는 것만은 확실하기도 하니 이해는 되는 일이다.


결국 조직 내 생성형 AI 활용을 효율이 아닌 효과 관점으로 전환하는 것은 사용자로서 구성원과 HR, 그리고 조직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업무 시간 단축을 위해 생성형 AI를 통해 기존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확보한 시간을 또 다른 업무에 활용하기 위한 조직 차원의 분위기 조성과 제도적 뒷받침, 그리고 개인의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생성형 AI 활용을 전제로 업무 성과에 대한 기대 수준 또한 높여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생성형 AI가 가장 잘하는 창작 기능의 도움으로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하던 방식인 고객 한 명 한 명에 대해 개인화된 케어가 가능해졌다. 또한 언어의 장벽이 낮아짐으로써 개개인의 활동 무대가 훨씬 더 다양한 글로벌 시장을 확대되었으며, 동시에 여러 제품이나 시장 특성에 대한 자료 분석이 가능해졌다. 생성형 AI는 업무 효율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도구지만, 조직 전체의 성과 향상을 위해서는 효율성뿐만 아니라 효과성 측면에서도 신중한 고민과 접근이 필요하다. 조직과 HR, 그리고 구성원들이 협력하여 AI 활용을 장점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한계를 인식하고 보완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내용을 요약해서 비슷한 느낌으로 답변을 하기는 했었는데 적고 보니 문득 매주 화요일 저녁 구몬수학 선생님이 오시기 전에 부랴부랴 숙제를 마무리 해두기 위해 몰래 안방 서랍장에 있던 계산기를 두드리던 초딩시절 내 모습이 떠오른다. 생성형 AI라는 대단한 도구를 손에 쥐고 있는 지금의 나는 어린 시절의 나와 다른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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