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2인 삼각 릴레이를 잘하는 줄은 몰랐다.
둘째가 브리즈번에서 하이스쿨 1학년 때 교회에서 체육대회를 했다. 구역별로 하는 대표 주자로 남동생 민구와 2인 삼각끈을 동여매었다. 그때 민구는 중2였다. 얘들이 둘이서 한 조가 되어 삼각끈을 발목에 맨 채 뛰는 건 난생처음이었다. 행여 실수라도 하여 둘이 같이 넘어져서 어디 몸이라도 다치든가 뭇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뒤집어쓸까 봐 나는 애면글면 했었다.
이역만리 호주에 와서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여서 더 염려가 앞섰다. 그 당시엔 나도, 아이들도, 이 나라 언어와 문화와 사람들에 아직 어리둥절하기만 했던 시기였으니까.
조심해 응? 자, 박자 한 번 맞춰보자.
헛 둘 헛 둘!!
그러나 남매는 상상 외의 승전고를 울렸다.
마치 하나로 달리는 쌍두마차처럼 뚜벅뚜벅 낯선 나라의 운동장을 맘껏 질주하였다. 2등은 저~만치 뒤에서 가물가물? 따라오고 있었다.
와와~~ 와와~!
관중의 스포트 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두 몸? 박수갈채에다 재차, 삼차까지 뽑혀나가 앙코르로 달리고 들어왔다. 이렇게 잘 달리는 남매는 처음 본다고들 했다. 의외였다. 둘은 그날 한 번의 릴레이로 단숨에 유명해졌다. 나의 아이가, 서로 마음의 결을 잘 맞춰 뛰어서.
부끄럽게도 엄마인 나는 아이들의 운동 실력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 그렇게 멋지게 해 내는 걸, 왜 그리 안절부절못했는지.
아무리 자식은 물가에 아기 세워둔 듯 걱정덩어리라지만, 그날 나는 마음을 졸여도 너무 졸였다. 집에 돌아와 괜히 혼자 얼굴이 붉어졌다. 제 아무리 나의 뱃속에서 나온 자식이라 해도, 한길 자식 속을 모르고,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사람, 바로 엄마라는 걸 그때 깨달았다.
산다는 건, 그리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것도.
여유를 갖고 각을 맞추다 보면,
제 몫의 길이 나올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