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샤인코스트에서 몬트빌 쪽으로 10분 정도 깊은 숲길을 따라 올라오다 보면 이 숲 속 동물원이나온다. 고) 스티브어윈 SteveIrwin의 아내, 아들, 딸이 유산으로 승계하여운영하는 이 동물원에는 야생동물 보호소가 있다. '몇 해 전 호주산불이 발생했을 때 환경운동가인 이 가족은 9만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을 치료해 주었고', 지금도 그것은 진행 중이란다.
사실은 나도 이들 가족사에 관한 사연은 알지 못했다. 이번에 딸이 알려주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악어 구조활동을 해오며 '악어사냥꾼'이라 불리던, 고) 스티브 어윈, 그는 2006년도 해양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다 독이 있는 노랑가오리 꼬리에 심장을 찔려 사망한다. 그는 이미 1992년도부터 해양 다큐멘터리로 유명해진 환경운동가였다. 동물원 주변 도로 이름까지 '스티브 어윈 웨이'로 바꿀 만큼 세상은 그의 죽음을 애석하게 여긴다.' * UPI뉴스 / 강이리 기자 글 참조.
오늘은 그 "Australia Zoo"에 가는 날이다.
딸은 이번 여행 중, 오스트레일리아 주 zoo에 가는 게 가장 기대된다 했다. 다 큰 어른인 나도 동물원 가는 날은 아침부터 설렜으니, 우리 두 사람 사이의 이 케미하나는 100%딱 들어맞았다.
브리즈번 북부이케아에서 40분, 산속마을인몬트빌에서 20분 거리였다.다음 행선지가 몬트빌이니 4년 전에 가 봤던 이 동물원을 들리기로 했다. 입장료는어른 $59(약51,500원)이며, 야생동물 치료보호소를 보려면 $3을 추가로 내면 된다.
입구에서 받은브로셔에적힌악어와 새들의 쇼 시간이마침 한시 반에 있었다.동물원의 메인인 이 쇼를 볼 수 있음에 반가워서 우린,손바닥을 마주쳐 하이파이브를 하고 서둘러 걸어갔다. 스타디움관람석을빽빽이 메운 관중들은 부채질로더위를 쫓고있었다.
두 명의 남녀 사육사가 나와서 관중석의 A팀과 B팀으로 나누어 몸 푸는 게임으로쇼가 시작되었다. 잇따라 보여 준 악어쇼와 버드쇼는 그야말로 익사이팅,기대이상이었다.
버드쇼는 각종 새들을 중앙무대로 불러와서 다시 관람석으로 날아들게 하는 쇼다. 새들은 관중석 곳곳에 모이를 준비하고 새를 기다리던 사육사한테로 어김없이 날아가 모이를 받아먹는다. 자기들을 헤칠 수도 있을, 낯선 사람들로 빽빽한 곳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뜻날아오는 새들을보면서 난, 새들은 먹기 위해 사는 거라 생각했다.
물이 냇물처럼 맑게 흐르는 수조 벽을 사육사가 툭툭 치면 악어가 물살을 헤엄치며 스르르 나타났다. 또 다른 사육사는 악어가 뜨는 물살 가까이로 다가간다. 악어를 손님인양 물속에서 맞이한다. 물속 사육사, 그는 고등어 같은 커다란 생선을 손에 들고 악어를 유인한다. 아까 각종 새들이 그랬던 것처럼, 악어도 고등어를 보고 군침을 흘리며 사육사를 졸졸 따라다닌다.
미끈하게 빠진 악어의 밤색 바디보다, 사육사가 들고 있는 고등어와,그의 손의 거리가신경이 쓰였다. 그 거리는 짧았다. 순식간에 이 사나운 이빨의 동물이 아가리를 쩍벌리면 어쩌나. 섬뜩했다. 악어를 자기 손 가까이로 부르는 사육사는 맨손이었다.
악어가 먹잇감을 향해 아가리를 쩍 벌릴 때마다 그의 몸짓이푸르르 떨리는 것 같았다.그의 목소리도 물결처럼 후들거리는 것 같았다. 사육사들은 악어 쇼를 열 때마다 매번, 머리가 쭈뼛 설 것 같았다.
유클립투스 나무에 든 알코올에 취해 하루 스물두 시간 동안 잠만 잔다는 코알라는 오늘도 취해 있었다. 살짝 움직이는 코알라라도 눈이 하도 작아서 잠을 자는 것 같았다. 너무나 귀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