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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나네 Feb 06. 2023

산속마을 몬트빌

- Montville


딸과 하는 여행지는 매번 같다.



브리즈번에 이틀밤을 묵으면서 옛벗을 살짝 만난다. 이번엔 믿음생활로 한솥밥을 더불어 먹으며 4년간 속정이 든 으니를 만났다. 1년에 한두 번 얼굴을 보는데 자주 만나오던 사람처럼 서로 반갑고 친숙다. 러니 브리즈번에 갈 때마다 연락을 하게 된다.


그녀를 보내고 쇼핑을 다. 쇼핑센터도 늘 가던 같은 곳을 들린다. 국의 롯데나 홈플러스가 그럴까. 호주 도시지역의  어디에든 있는 웨스트필드와 이케아가 같이 모여있는 에서 쇼핑을 한다. 장보기도  하던 데  있다. 친숙하 편하고 경제적 효율성도 지닌다.


이젠 어디에 뭐가 있는지 깊숙이 알고 있다. 가격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 비교하고 하기 편하다. 1년에 두어 번 가는 곳이라, 드물게 만나면서 서로가 반겨주는 옛벗인 , 새롭게 느껴는 면도 기대치를 발한다. 번엔 뭐가 얼마큼 변해있을지.


그리고 호숫가와 도서관 산책을 한다. 호수와 도서관 역시 늘 가던 장소다. 신흥도시의 라이브러리는 천장이 상의 두 배가 높은 만큼 책을 읽는 분위기도 그에 버금갈 정도로 기분이 아진다. 이 유리로 설계되어 탁 트였으면서도 아늑하다. 책 읽는 자의 집중는 건 도서관을 설계한 건축가의 노력이며 실력이다.


호숫가에 '도마'라는 한국식당내 또래 여사장님 또한 이젠 우리를 알아보고 서로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다. 리즈번에 올 때마다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을 우려내는 여기 도마에 한 번씩 꼭 들린다. 여사장님, 오전에 골프를 쳤더니 일이 하기 싫다며 화통하게 웃는다. 그러고 보니, 우리에게 브리즈번행은 여행이라기보단 시골살이하면서 도시로 콧바람 쐬러 가는 소풍이다.




이번엔 딸이 1주일 휴가를 받았다.

시간이 남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산속마을, 몬트빌 기로 했다. 1887년대 독일, 영국 등지에서 온 유러피언들 모여 조그만 마을을 형성한 이곳에서 이틀밤을 기로 했다. 소도 이전에 가던 곳을 예약했다


몬트빌우리가 호주에 온 첫해부터 1년에 한두 번은 방문 장소다. 한국에서 지인이 오면 새 친구 소개하듯 행하럽풍 마을이다. 가 이 마을의 숲내음과 자연과 예쁜 가게소품들이 뿜어내는 분위기를 좋아하다 보니 지인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소풍지가 되었다.


사람이 늙어가듯 이 마을도 점점 나이 든 기색이 역력하다. 페인트색이 바래지고 방문자가 드문드문 보일 어쩐지 마을이 짠해진다. 반대로 벽이 산뜻하게 젊은 모습으로 새롭게 단장되어 있으면 반갑다. 그럼에도 곳은 내게 여전히 들리고 싶은 곳이다. 오래 정이 들어서 그저 좋다.


콘다릴라 숲 속 부쉬 워킹도 좋고, 유럽풍 각종 가게들을 돌아보는 일도 즐겁다. 산등성이  산정상으로 둥그스름한 길을 타고 오름을 라이브하면서 내려다보경과, 불꼬불 소박하게 이어지는 목가적인 예쁜 길들이 정겨워서 자꾸만 오게 된다. 정겹고 익숙한 풍경 속에서 달라진 무엇을 발견해 보는 일도, 어쩌면 더 흥겹고 설레는 일이다.



익숙해진다는 건, 깊어진다는 의미다.
가게마다 누가 주인이고, 누가 몇 개의 가게를 운영하며, 이 동네 집값이 요 몇 해 동 안 얼마나 뛰었고, 마을의 역사가 오래되어도 여전히, 독일사람과 영국사람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귀동냥으로 알아간다. 오래된 토박이 사람들이 한두 개의 가게를 가지면서 명맥을 유지해 나가는 이 마을이 오래 안녕하길 기원하며 산속마을, 몬트빌 Montville을 늘 떠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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