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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스킹혜성 Dec 08. 2022

아는 사람만 아는 수영복의 세계


가성비를 따지는 나에게 수영복은 생각보다 고가의 트레이닝복이다. 

올해 봄부터 육아휴직을 시작하면서 일상복을 전혀 사지 않은 내가 수영복만 두 벌을 샀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에서 시작된 나의 수영복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처음 수영을 시작할 때는 절대 눈에 띄고 싶지 않다. 

몸매는 물론이고 맥주병이라 불리는 하찮은 수영실력까지.

그래서 수영복이고 수영모자고 수경이고 간에 온통 블랙을 선택한다. 그나마 조금 마음을 열어도 네이비 정도일까. 


내 첫 수영복은 아레나의 검정 수영복이었다. 

그러다 수영장에서 분실 후 찾지 못하고 아예 급하게 레노마 수영복을 샀었다. 

그다음엔 5부 길이 수영복이 편해 보여서 한 번 사봤다.  


그러다 점점 영법을 익히고 형형색색의 수영복이 눈에 들어온다. 

펑키타 수영복에 도전, 처음으로 타이백을 입어보고 하이컷에 깜짝 놀라 중고마켓에 바로 처분한 기억이 난다. 어떤 수영복 패턴은 인기가 좋아서 재발매되기도 하고, 단종된 레어템들은 인터넷 모임에서 비싸게 거래되는 것을 보았다. 


수영복은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도 시착해보기 번거롭고, 비누칠해서 입는 거랑은 또 다르다고 생각한다.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실측 길이와 선구매자의 후기를 엄청 찾아보면서 내게 맞는 사이즈를 골라야 한다. 


한 브랜드의 같은 패턴이어도, 백 디자인에 따라서 사이즈가 달라지기도 한다고 하니 처음 접하는 브랜드라면 적어도 후기를 5~6개 이상 찾아보고 선택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구입한 수영복들은 

배럴 m, 후그 미들컷 m, 나이키 패스트백 30이다.


최근 1년 동안 주력으로 입은 브랜드는 배럴이었다. 

배럴 수영복 m사이즈를 너무 잘 입어서 그 사이즈를 기준으로 고르고 있다. 

올여름에 갑자기 체크무늬에 빠져서 후그의 빨간 체크 수영복을 들이면서 처음으로 수모까지 세트로 맞춰서 자수 때만 입고 있었다. 


그러다 배럴 수영복이 너무 늘어나서 강습용으로 새로 사야 했다. 

후그 수영복은 타이가 뒤에 있어서 강습 때 입기에는 좀 불편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나이키의 패스트백을 샀다. 

어깨끈이 두꺼운 고무줄이라고 해야 하나? 꼬임이 있을 수가 없어서 빠르게 입고 들어갈 수 있어 좋았다. 


배럴과 후그 m 사이즈가 처음 입을 때는 정말 어깨가 썰리는 줄 알았는데 5번 정도 입고 나니 몸에 딱 맞아진다. 딱 맞게 핏 되는 수영복을 입고 수영해보니 배럴 수영복이 늘어나서 브라패드 부분이 신경 쓰이고 물속에서도 몸이 무거웠던 것이 기억난다. 이제 배럴을 보내줄 때가 되었어. 


수영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무순 이야기인가 싶을 수영복 이야기. 

수영장에서 대부분은 다른 사람의 수영복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아주 잠깐 다른 사람의 수영복을 보고 화려하다 예쁘다 어 저거 내 거랑 똑같다.. 등등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그 후로는 별로 생각나지 않는다. 진짜 수영복은 자기만족에 사는 옷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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