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2024년 5월 3일(금)
오늘은 5학년 도덕 2단원 3차시 수업이다. 2차시를 2시간으로 늘려서 수업을 했지만 감정-욕구에 대해 들려주고 싶은 말이 많았다.
결국 나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다.
사대부초 5학년 도덕 수업은, 긴 교직 생활 내내 나의 감정-욕구를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던 나에게 나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거울이 되었다. 매우 충동적으로, 아주 좋게 말하면 열정적으로, 좌충우돌하면서 살아온 나의 삶을 통째로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교직 경력 10년 차 인것 같다. 연금 200만 원만 받으면 교직을 그만두리라 다짐하면서 혼술을 하고 그 후 핸드폰과 옷을 가게에 두고 귀가하여 다음 날 전화받고 찾아가기도 했다. 아파트 화단 옆 의자에 길게 누워 잠을 자다가 경비아저씨가 깨워 집에 들어가기도 하고 아내가 찾으러 오기도 했다. 아내에게 걱정을 엄청 시켰다.
참 부끄럽다.
매년 3월, 새로 담임을 하게 되면 두 달 정도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고,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놓고는 5월 어린이날 즈음에 최고점을 찍은 뒤 서서히 하향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결국 2학기가 되면서 열정이 사라지고 아이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지면서 교직에 대한 회의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큰 소리로 아이들 탓을 했다. 결국 나의 문제임에도 남에게-아이들, 교육청, 사회, 학부모 등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나의 비겁함을 전혀 몰랐다.
3차시 도덕은 감정과 욕구를 제대로 모르고 조절하지 못하면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는 수업이다.
감정-욕구의 개념을 복습하고 교과서에 제시된 감정조절법 <마음의 3단계>를 가르치고 배웠다.
<도입>
차시 학습내용 및 학습목표 제시, 3분 명상(내 마음 들여다보기, 호로비츠-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감상)
<전개>
2차시 복습, 본 차시 학습
1. 멈추기(6초 동안, 나의 감정 알아차리기)
2. 생각하기(사실인지, 왜 이런 감정이 일어났는지, 나를 화나게 한 친구에게 어떻게 말할지)
3. 표현하기(말로 부드럽게 때로는 단호하게)
위 3단계를 그림과 상황으로 설명하고 큰 소리로 외우게 한다. 또한 위 3단계를 기억하는 또 다른 나의 방법을 말한다. 멈춰!-살펴(생각)-가(표현)를 가르치고 둘 중 하나를 실천하는 것을 강조한다.
<정리>
어제 신문기사에 나온 감정조절을 못한 결과가 이렇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000 국회의원 당선자 학교폭력 가해자 의혹)
그리고 BTS의 Answer: Love Myself를 들려주면서 수업을 마무리했다.
교사는 자기 수업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자신 있게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덕 수업을 준비하면서 재미있고 의미 있고 최선을 다해 준비한 수업지도안은 교사 자신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