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독(尺牘), 짧아서 더 오래 남는 안부

by 남궁인숙

우리 글에 '척독(尺牘)'이라는 단어가 있다.

척독은 본래 '짧은 편지'를 뜻한다.

길지 않고,

거창하지 않고,

설명도 없다.

다만 한 줄이면 충분하다.

“오늘도 살아 있다.”

“잘 지낸다.”

그 말이면 된다.


나는 브런치에 긴 이야기를 쓰는 것 같지만,

사실은 매번 척독 한 통을 남기는 기분이다.

누군가에게 설명하려는 글이 아니라

내가 아직 여기 있다는 표시 같은 것이다.


나는 화면 위에 글자를 남긴다.

왜 굳이 쓰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말해,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브런치 독자들은 척독으로 나의 근황을 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굳이 묻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내가 잘 지내고 있음을 안다.


글 한 편으로 읽는 사람이

“아, 이 사람 오늘도 살아 있구나.”

그렇게만 느껴주면 충분하다.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쓰는 이유는

인정받기 위해서도,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저

‘나, 잘 지내고 있어요.’

라고 말하기 위해서다.


안부는 짧을수록 진짜라고 한다

척독은 짧은 글이다.

그래서 꾸밀 틈이 없다.

“오늘도 나 살아 있어요.”

이 말만큼 정직한 문장이 있을까.

브런치에 쓰는 글은 잘 쓴 글이 아니라

살아 있는 글들이다.

오늘의 감정,

오늘의 생각,

오늘의 호흡을 짧게 접어 보내는

편지 같은 것이다.


받는 사람이 꼭 답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읽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세상 어딘가에

내 안부가 하나 놓여 있으면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쓴다

척독처럼.

짧고, 조용하고, 과장 없이.

“나 여기 있어요.”

“오늘도 잘 버텼어요.”


브런치 스토리는 내게

글을 발표하는 무대가 아니라

안부를 남기는 자리다.

'오늘도 나 살아 있어요.'

이렇게.


… 님들도, 무고하시죠?




https://suno.com/s/LB5denuBGY2QDPNA



척독(尺牘)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1

아침이 와도

딱히 할 말은 없고

커튼 사이로 들어온 빛에

오늘을 확인해


괜찮냐는 말 대신

숨이 있는지 먼저 보고

어제보다 조금 느린 걸음으로

하루를 연다


오늘도

나 살아 있어

큰일 없이

여기 있어


누구에게 보여주진 않아도

사라지진 않았어

이 한 줄이면 돼

오늘의 안부는


긴 말들은

다 접어 두고

짧은 문장 하나

남겨 둔다


혹시라도

누군가 스치듯 읽으면

아, 이 사람

잘 버티고 있구나


오늘도

나 살아 있어

울지도

웃지도 않고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은 밤

이 한 줄이면 돼

오늘의 안부는


잘 지내냐고

묻지 않아도

나는 이렇게

여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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