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른 길 위에서 빛나는 우리

인터뷰어 백지 / 포토그래퍼 모아이

by 휴스꾸


* 나현 과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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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입학한 지도 어느덧 1년인데요. 입학하기 전과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주체성에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입시 기간에도 나름의 루틴이나 소학행처럼 본인이 원하는 걸 만들 수는 있지만, 그래도 되게 획일적인 시기였어요. 다 같은 공부를 해야 하고, 정해진 교실과 수업 속에서 모든 일과가 이루어지고, 최종적으로 같은 시험지를 풀어내야 하잖아요. 그래서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보면 옷도 똑같고, 표정도 똑같고, 규격화된 대상으로만 보였어요.


그게 되게 회의감이 들었는데, 대학에 오니까 모두가 다른 삶을 살아간다는 게 확 느껴졌어요. 지금의 저는 제가 원하는 가치에 따라 삶을 살아가요. 제 친구는 완전히 다르게 살아가고, 또 다른 친구도 자기 방식으로 살아가요. 대학 전에는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봤다면, 지금은 각자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살아간다는 게 신기했어요. 그런 점에서 개개인에게 주체성이 있다고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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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현 님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나요?


일과라 .. 먼저 매 저녁에는 고정 일정이 있어요. 월요일에는 공모전 준비를 하고, 화요일 저녁에는 대외 활동을 가요.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과 동아리랑 학생회가 있고, 주말에는 과외를 해요. 그래서 보통 학교 과제나 공부는 새벽에 하거나, 못 하다가 마감일에 어찌저찌 끝내요.


월요일을 예로 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가방을 챙겨서 학교에 가요. 월요일에 수업이 두 개라서 수업을 열심히 듣고, 공강 시간에 인문관에 가서 공부하거나 일을 해요. 다시 수업을 듣고, 5시 45분쯤 수업이 끝나면 저녁을 먹어요. 그 뒤에 공모전 준비 관련 회의를 하거나 시험 기간이면 공부를 하죠. 그게 끝나면 집에 와서 씻고, 또 해야 할 일을 하다가 자요.


말씀을 들어보면, 공부나 일 외의 것을 위한 시간이 없어 보여요.


비는 시간이 거의 없죠. 그래도 토요일 저녁 반나절 정도는 비울 수 있으면 엄마랑 서울식물원에 가서 걷거나 뛰면서 힐링하고, 맛있는 걸 먹어요. 하지만 바쁘면 그마저도 없을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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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성과를 잘 내고 싶어서 이렇게 사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저는 특히 시간이라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요. 성과를 내는 데 있어 인풋이 결국 시간이잖아요. 물론 공부가 항상 시간에 비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학 공부는 양적인 투자가 많은 걸 좌우한다고 느껴요. 그리고 일은 특히 시간 그 자체가 성과로 직결되는 영역이니까요.


저는 이 시간을 다른 곳에 쓰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요. 결과가 어쨌든, 제가 쓸 수 있는 시간을 다 쏟았을 때가 제일 마음이 편해요. 실패를 하더라도 열심히 했을 때가 더 낫고, 성공을 하더라도 열심히 했을 때의 성공이 훨씬 값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의 저는 미래의 저에게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제 모든 에너지를 온전히 소진하면서 살아가는 중이에요. 그래도 뭐 잠도 자고, 가끔씩 친구도 만나고 하니까 아예 로봇처럼 살지는 않는다고 덧붙일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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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 나를 지탱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예전에 심장 쪽이 안 좋아서 많이 아팠던 적이 있었어요. 입시 시즌이었고, 저는 또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거든요. 아픈 걸 인지하지 못한 채 열심히 했고, 결국 내신 시험 도중에 쓰러졌어요. 아무것도 못 하고 종일 누워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예요. 그때 제가 ‘뭔가를 해야 행복한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그 해에 14시간 공부만 하던 삶과, 14시간 아무것도 못 하는 삶을 둘 다 살아봤는데, 전자는 힘들어도 행복했어요. 후자는 피로하지는 않아도 너무 불안하고, 무기력하고, 주체성이 0인 삶이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힘들 때마다 그때를 떠올려요. “그때의 나는 지금을 얼마나 간절히 살고 싶어 했을까?”를 생각하면 다시 힘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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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대학은 청춘을 즐기는 곳이라고 하잖아요. 나현 님은 충분히 청춘을 즐기고 계신가요?


청춘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사실 조금 거리감이 느껴져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청춘은 뭔가 자유롭게 놀러 다니고, 연애하고, 바다 가서 불꽃놀이하는 시절로 그려지잖아요. 저는 그런 사회적 언어로서의 청춘은 잘 못 즐기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하루 대부분이 일과로 채워져 있고, 공부나 일이 중심이다 보니까 그 시절에만 할 수 있는 낭만 같은 걸 누릴 여유가 별로 없어요.


그럴 때면 꼭 그렇게 살아야 청춘일까 반문하곤 해요. 제가 정의한 청춘은 좀 달라요. 앞뒤 재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볼 수 있는 젊은 시절, 그게 저한테는 청춘이에요. 누군가에게는 여행이고, 누군가에게는 사랑이고, 저한테는 지금처럼 배우고, 일하고, 시도하고, 결국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이요.


물론 사회적 의미의 청춘을 덜 즐기는 게 아쉽지 않냐고 하면, 가끔은 아쉽다고도 생각해요. 그렇지만 동시에 이건 제가 선택한 삶이고, 지금의 제게 가장 의미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휴스꾸의 모토처럼 (웃음),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그게 다 청춘이니까요.






인터뷰어 백지 / 포토그래퍼 모아이

2025. 10. 31. 나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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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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