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조제, 다윤 / 포토그래퍼 영랑
* 지훈, 하요, 윤하, 인국, 교령, 윤지, 사마귀, 개똥벌레, 군바, 뭘봐 님과의 인터뷰입니다.
언제 겨울이 왔다고 느끼세요?
지훈 | 겨울 냄새가 날 때요. 여름의 습한 공기가 사라지고, 건조하면서도 약간 시원한 듯한 공기가 느껴지면 겨울이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윤하 | 공기가 확 달라지는 순간이 있어요. 뭔가 러시아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러시아에 가본 적이 있으세요?
윤하 | 아니요. (웃음)
하요 | 히트텍을 꺼내 입어야 되겠다 싶을 때 겨울이 왔다고 느껴요. 제가 추위를 많이 타서 올해는 11월 중순부터 꺼내 입었어요. 조금 빠르긴 했네요.
교령 | 제가 수족냉증이 엄청 심해요. 그래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발이 차다고 느껴지면 ‘겨울이 왔구나’ 생각해요. 저는 지금도 수면 양말 신고 있어요.
윤지 | 저희 집 앞 편의점에서 군고구마 기계를 꺼내면 ‘겨울이 왔네’ 싶어요. 편의점이 보일 때마다 속으로 '오늘은 안 먹어야지' 하는데 냄새를 맡으면 어느새 편의점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군바 | 날씨가 추워지면 겨울이 왔다고 느끼죠. 아, 겨울이 오면 겨울 특유의 냄새가 나요. 겨울은 피부보다 후각으로 먼저 느껴지는 것 같아요. 겨울만의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가 있어요. 별생각 없이 산책하다가도 갑자기 뭔가 많은 걸 되돌아보게 만드는 겨울만의 공기,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개똥벌레 | 패딩을 꺼낼 때요. 날짜상 겨울이어도 날씨는 겨울 같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가을까지 예쁜 아우터를 실컷 입다가 이제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패딩을 꺼내 입는 순간 겨울이 왔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뭘봐 | 겨울방학 때요. 평소엔 학교에 학생 4~5천 명이 돌아다니니까 엘리베이터도 매일 미어터지는데, 방학하면 사람이 확 줄어들잖아요. 그때 “아, 겨울이구나” 느껴요. 근데 나는 늘 겨울이야. 돈 없으면 겨울이지. 지갑이 빵빵하면 겨울도 봄 같을 텐데… (웃음)
가장 좋아하는 겨울 간식은 무엇인가요?
지훈 | 저는 계피 향을 좋아해서 호떡을 제일 좋아해요.
하요 | 호떡이요! 집에서 먹는 것보다 추울 때 길거리에서 먹는 따뜻한 호떡이 더 맛있더라고요.
윤하 | 저는 붕어빵, 무조건 슈붕이요. 안은 쫄깃하고 밖은 바삭한 붕어빵을 제일 좋아해요.
인국 | 딸 윤하는 붕어빵을 좋아하지만, 저는 달콤한 호떡을 좋아해요. 뜨거울 때 빨리 먹으면 더 맛있고, 가족과 함께 나누어 먹으면 더 좋아요.
교령 | 붕어빵이요. 가격이 저렴해서 마음껏 사 먹을 수 있고 겨울에 호호 불어가며 먹는 맛도 있어요. 그리고 저는 무조건 슈크림 4개, 팥 4개씩 사요. 슈크림을 먼저 먹다가 너무 달다 싶으면 팥 하나 먹고, 이렇게 번갈아 먹는 재미가 있거든요.
윤지 | 군고구마요! 집에서 구워 먹으려면 에어프라이어에 40분이나 돌려야 하는데 밖에서는 2천 원이면 살 수 있어요. 포인트는 밖에서 추위에 조금 떨다가 먹는 거예요. 춥게 입고 벌벌 떨면서 기다리다가 조금 불쌍하게 입가에 묻히면서 먹으면 더 맛있어요.
뭘봐 | 오란다랑 정(情)! 한국의 정, 초코파이를 좋아해요. 어릴 때 가족이나 친구들이랑 같이 먹던 기억 때문에 더 정이 가요. 게다가 비싸지도 않아서 가볍게 사 먹기 좋죠.
겨울 간식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해 주세요.
윤지 | 저희는 붕어빵 먹을 때마다 그 앞에서 가위바위보를 해서 그날 붕어빵 살 사람을 정해요. 그동안 제가 산 적은 거의 없고 교령이가 매번 사줬어요. 오늘은 교령이가 두바이 쫀득 쿠키를 사줘서 제가 붕어빵을 샀어요.
군바 | 음… 슈크림 국화빵 들어보셨어요? 얼마 전에 친구랑 길을 걷다가 국화빵을 사러 갔는데, 그 가게에서 슈크림 국화빵을 파는 거예요. 신기해서 먹어봤는데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친구는 맛있다길래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죠. 며칠 뒤에 또 다른 친구와 같은 길을 걷게 됐는데, 그 친구도 국화빵이 먹고 싶다고 하는 거예요. 근데 다시 먹어봐도 슈크림 국화빵은 영 별로였어요. 한 달쯤 지나서 다시 가보니 그 집 없어졌더라고요.
사마귀 | 어제 있었던 일인데요. 집에 가는 길에 수정 붕어빵 포장마차가 보이길래 ‘아직 영업하나?’ 엄청 기대하면서 갔거든요. 멀리서 봤을 때 포장마차 안에 사람도 있는 것 같았고 ‘영업을’이 크게 쓰여 있었어요.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그 밑에 ‘종료합니다’가 아주 조그맣게 적혀 있는 거예요. 붕어빵이 목구멍까지 온 줄 알았는데 놓쳐서 진짜 아쉬웠어요. 바로 어젯밤 일이에요!
혜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겨울 간식 가게를 소개해 주세요.
사마귀 | 제가 붕어빵, 특히 슈크림 붕어빵을 좋아해요. ‘붕어빵’ 하면 혜화역 4번 출구 앞에 수정 붕어빵이 유명하죠. 워낙 학교에서 가까우니까 줄이 길면 “다음에 먹지 뭐”하고 지나치고 줄이 짧을 때 주로 사 먹어요. 수정 붕어빵은 다른 곳에 비하면 붕어빵 크기가 작잖아요. 제가 또 배가 크지 않은 편이라서 겨울에 딱 천 원어치만 사도 하루가 되게 행복하게 마무리되더라고요. 그래서 집 가는 길에 종종 들러요.
군바 | 다들 수정 붕어빵 얘기할 것 같긴 한데… 저도 수정 붕어빵이요. 저는 팥붕파예요! 한국인들의 칭찬이 뭐예요? “달지 않아 맛있다!”잖아요. 슈크림보다는 팥이 맛있죠. 수정 붕어빵은 크기가 작아서 핑거푸드처럼 하나씩 꺼내 먹기가 좋아요.
개똥벌레 | 저는 어묵을 좋아해요. 쪽문 근처에 ‘천하제일 탕수육’이라고 있거든요. 보통 술집으로만 알고 있는데 테이크아웃도 되고 바깥 바 테이블에서도 먹을 수 있어요. 여기는 특이한 게 그냥 어묵만 있는 게 아니라 튀김하고 남은 튀김가루 알맹이들이 있어요. 그걸 넣어서 먹으면 진짜 맛있어요. 집 가는 길에 그렇게 튀김가루 넣어서 종종 먹어요.
윤지 | 혜화에 맛있는 붕어빵 집이 세 군데 있어요. 4번 출구, 1번 출구 그리고 수정 붕어빵이요. 수정 붕어빵은 가성비가 좋고, 4번 출구 쪽은 고구마나 김치 같은 특이한 맛이 있어요. 1번 출구 붕어빵집은 500원 더 비싸긴 한데 슈크림이랑 팥을 엄청 많이 넣어주세요. 여기가 평소에는 줄이 되게 길어요. 근데 사장님이 7시에 저녁을 먹고 돌아오시거든요? 6시 55분에 가면 줄 안 서고 바로 먹을 수 있어요. 이게 진짜 꿀팁이에요!
하요 | 혜화는 아니긴 한데, 저희 동네에 진짜 맛있는 호떡집이 있어요. 철판이 항상 깨끗하고, 주문하면 바로 뜯어서 만들어 주세요. 안에 꿀이 없어도 쫀득쫀득하고 달달해서 너무 맛있어요. 근데 거기가 딱 3시까지밖에 안 해요. 3시까지 가야지만 먹을 수 있는 간식이라 더 좋아하는 거 같아요.
인터뷰어 조제, 다윤 / 포토그래퍼 영랑
2025. 12. 28. 지훈, 하요, 윤하, 인국, 교령, 윤지, 사마귀, 개똥벌레, 군바, 뭘봐 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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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