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터뷰 TMI

히망과 희망

인터뷰어 연채

by 휴스꾸

<인터뷰 TMI>는 인터뷰어들의 속마음을 담은 에세이 형식의 콘텐츠입니다.

인터뷰어의 자취를 따라가면 인터뷰의 내용과 구성이 더 와닿을 수 있습니다.


히망과 지민의 이야기가 궁금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인터뷰를 하다가 생긴 희망은 무엇인지 써보았습니다.




저녁쯤 봉사활동을 끝내고 집에 가던 길이었어요. 그날 처음 만난 친구와 같이 지하철역까지 걷고 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친구가 수의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늘 동물들은 직접 수의사에게 어디가 아프다고 정확하게 말하지 않을 텐데 수의사는 어떻게 세심하게 진료하는지가 궁금했고, 당연히 궁금증을 털어놓았습니다. 친구는 “그래서 보호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 보호자가 동물을 얼마나 자세히 관찰하고 그 내용을 정확히 전달해주는지에 따라서 경과가 많이 달라져”라고 말해줬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조금 오래 생각했던 것 같아요. 동물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그러면서 반려동물들이 보내는 하루하루가 너무 궁금해졌어요. 사람과는 어떤 인연으로 만나서 같이 살게 되었는지,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는지, 서로 애정 표현은 어떻게 하는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인지, 성격은 어떤지, 좋아하는 음식이나 음악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지… 그런 사소한 것들이요.


처음에는 그냥 고양이가 구사하는 언어를 그대로 받아적을까도 생각해 봤어요. 야옹야옹 혹은 이용이용. 그런데 아무래도 A4용지 한 페이지를 야옹야옹 이용이용 야옹야옹 미유미유 등의 소리로 채우는 건 너무 혁신적일 것 같아서 (나중에 다른 인터뷰어분이 시도하신다면 대찬성입니다) 다른 방식을 열심히 고민했습니다.

종일 머리를 굴리던 중 ‘아! 그러면 고양이와 하루를 온전히 보내는 사람에게 고양이에 관해 물어보면 되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그 순간 포토그래퍼 콩알님께 아이디어를 전송했고, 콩알님의 적극적인 지지와 찬성 그리고 섭외력 덕분에 지민님과 히망이가 이번 인터뷰의 인터뷰이가 되었습니다.


인터뷰이에게는 음료를 사드리는 게 예의인데, ‘고양이 히망이는 아무래도 음료보다는 간식이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인터뷰에 가기 전에 츄르를 열심히 골랐어요. 츄르도 가다랑어 맛과 닭고기 맛처럼 다양한 종류가 있더라고요. 그래도 고양이는 생선을 좋아하지 않을까? 라는 저만의 추측으로 가다랑어맛 츄르를 골랐습니다. 반전은 히망이는 새싹 보리와 귀리를 제일 좋아하는 채식 고양이였다는 것! 하지만 제가 선물한 츄르도 맛있게 먹어주어 고마웠습니다.


지민과 히망이가 함께 있는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을 사진으로도 글로도 담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답은 “(히망이는) 객관적으로 좀 잘생겼어요” 였습니다. 그냥 잘생긴 것도 아니고 내 눈에만 잘생긴 것도 아니고, 객관적으로 잘생겼다니. 멋있는 대답이었어요. 히망이가 만약 이 문장을 고양이들이 소통하는 언어로 들었다면 너무 좋아서 골골골골 하지 않았을까요? 헤헤.


인터뷰를 한 번씩 마칠 때마다 생각의 지평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관성에 휩싸이지 않고,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사람들 그리고 동물들에게까지 닿을 수 있는 좋은 인터뷰를 해야겠다는 희망이 생겨버린 어느 가을날입니다.






<지민과 히망이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인터뷰어 연채 / 포토그래퍼 콩알

2022. 10.14 히망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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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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