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그다드Cafe Sep 02. 2024

눈 마주치기

비언어적 요소

바로 지난 나의 글에서 젊은 세대들과 커뮤니케이션할 때는 '자막'처럼 해보자고 제안했다. 비언어적인 요소는 최대한 삼가고 '자막'과 같은 명확한 대화가 핵심이다. 


https://brunch.co.kr/@humorist/162


왜냐하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확산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주로 온라인 메시지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다 보니, 대면 대화에서의 비언어적 표현이나 즉각적인 반응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직접적인 대화에서 불편함을 느끼거나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가야 할지 몰라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그래서 나와 같은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이러한 특성을 최대한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친구가 만약 비언어적인 요소를 잘 활용하고 잡담과 대화를 잘한다면? 그것 자체로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싶다. 경쟁력은 결국 차별화를 뜻하는 것이니, 내 또래가 대화에 어려움을 겪을수록 나의 가치는 올라가는 구조이다.


물론, 어제 과음한 직장 상사의 비언어적인 표현(말하는 톤, 술냄새의 정도, 횡설수설의 양 등등)을  통해, 과음한 정도를 알아챈 다음 점심 해장 메뉴를 자연스럽게 고르는 잡담의 경지에 오를 필요는 전혀 없다. 대신에 기본적인 비언어적인 요소를 염두에 두고, 몇 가지 나와 잘 맞는 항목을 꾸준히 연습한다고 생각하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잡담(대화)에서 비언어적인 요소는 말로 직접 표현하지 않는, 즉 말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 외에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를 말한다.


주요 비언어적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1. 마주치기(Eye Contact): 상대방과의 시선 접촉은 관심과 존중, 신뢰를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적절한 눈 맞추기는 대화의 집중력을 높이고, 진정성을 전달한다.


2. 표정 (Facial Expressions): 얼굴 표정은 감정을 나타내는 가장 즉각적이고 분명한 비언어적 요소이다.  미소, 찡그림, 놀람, 분노 등의 표정은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3. 몸짓 (Gestures): 손짓이나 몸의 움직임은 말의 내용을 보강하거나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손을 들어 크기를 나타내거나, 방향을 가리키는 제스처 등이 있다.


4. 자세 (Posture): 몸의 자세는 상대방에게 보내는 무의식적인 신호로, 열려 있는 자세는 개방성과 친근함을 나타내며, 닫힌 자세(예: 팔짱을 끼는 것)는 방어적이거나 소극적인 태도로 해석될 수 있다.


5. 음성 톤과 억양 (Tone of Voice and Intonation): 말의 내용 외에도 음성의 높낮이, 강약, 속도 등은 메시지의 감정을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같은 말이라도 톤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


6. 침묵 (Silence): 침묵도 대화에서 중요한 비언어적 요소이다. 잠시 말을 멈추는 것은 생각을 정리하거나, 상대방의 반응을 기다리는 시간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때로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달하기도 한다.


7. 개인 공간 (Personal Space): 대화 중 상대방과의 물리적 거리는 친밀도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너무 가까이 서는 것은 불편함을 줄 수 있고, 너무 멀면 거리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8. 표정 변화의 빈도와 속도: 얼굴 표정이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지도 상대방에게 의미 있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 빠르고 빈번한 표정 변화는 긴장이나 불안감을 나타낼 수 있다.


내가 종합상사 다닐 때, 프레젠테이션으로 고민하는 후배 O가 있었다. O는 대학 다닐 때는 발표 수업에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기와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표할 때는 마음이 편했는데, 종합상사에 입사하고 보니 선배들이 너무 뛰어나 보여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위축된다고 했다.


과거의 O와 대화 기억을 살려본다.


- 바그다드Cafe 과장(전직 상사맨): O야, 지난번에 PT 할 때는 왜 이렇게 떨었니?

- 신입 상사맨 O: 휴... 선배님들 앞에서 할려니 너무 떨리기도 했고, JH사업부장님의 질문도 너무 날카로웠고요... 여하튼 너무 힘들었습니다. 과장님, 저 어떡하죠?

- 바과장: 음... 전에 보니깐 네가 눈을 잘 못 마주치더라고, 그래서 더 떨렸던 거 같은데 그냥 지금처럼 PT 할 때도 내 눈만 봐. 내가 허락할게...(ㅋㅋ) 사람들과 눈만 잘 마주쳐도 나는 PT 할 때나 보고할 때 편안해 지더라고.

- 상사맨 O: 한 번 해볼게요!! 감사합니다. 과장님.


그 이후로 상사맨 O는 어떻게 되었을까? 눈 마주치기로 PT 공포증을 극복했을까? 나도 잘 모른다. 왜냐하면 나는 상사를 진즉 때려치우고 이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O에게 연락했다.


그렇다... 단박에 잡담의 신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 단박에 잡담이든 대화든 PT든 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잘하고자 하는 노력과 그런 노력의 시간이 쌓인다면 결국 괜찮아지지 않을까?대면 잡담에 대화에 PT에 어려움이 있다면 우선 눈 마주치기부터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정리하면, 잡답(혹은 대화)에 도움 되는 비언어적인 요소를 살펴봤고, 그중에서 눈 마주치기의 효과(?)에 대해 알아봤다.

이전 03화 AI 시대, 왜 잡담인가? JOB담力의 필요성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