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 스승의 날이 지난 지 이틀이 지났다. 학원 및 사립 유치원을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님께서는 스승의 날 선물을 챙기느라 신경을 썼을 것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스승의 날인가?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 유치원 선생님? 어린이집 선생님?
그냥 이제는 스승의 날을 안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영란법' 이후로 공공기관의 스승들은 선물을 받지 못한다. 선물을 못 받아서 아쉽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법이라는 것이 참 웃긴 것이, 사립 기관은 그 법에 해당사항이 없다. 그리하여 사립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 학원의 선생님들은 선물과 감사의 인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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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학교 현직의 선생님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선물이라는 것이, 사실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수단으로, 마음의 표시이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선물을 줄 수 있는 학원, 사립 기관 선생님들에게 학부모들이 선물을 챙겨준다.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의 선생님들은 아무런 선물을 받으면 안 된다. 법이 그렇게 정해졌으니.
학부모들은 여전히 사립 유치원, 학원 선생님에게 스승의 날 선물을 준다. 스승의 날 맞이, 감사함의 마음을 전하기 위하여. 그 와중에 안 챙겨도 되는, 안 챙겨야 하는 국공립 기관 선생님들은 이제 안중에도 없다. 선물을 못 받아서 슬픈 것이 아니다. 이런 분위기 자체가 서글퍼서 글을 적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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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모든 교육기관 관계자들이 다 금품수수를 못 받는다면 학부모들은 다 안 챙겨도 되니, 마음 편할 것이다. 학교 선생님은 안 챙기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으니 됐고, 사립 유치원, 학원은 안 챙길 수가 없는가 보다. 차라리 '스승의 날'을 '사교육의 날'로 개명함이 어떨까? 아니면 스승의 날을 없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스승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만든 이 날이, 이제는 모두에게 부담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선물을 준비하는 학부모, 선물을 받는 사교육 선생님, 선물을 못 받는 공교육 선생님,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날이 아닐까 싶다.
현 사회에는 진정한 스승은 없는 것 같다. 나의 자녀가 커감에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는다. 어린이집 선생님, 유치원 선생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 학원선생님 등등. 그 와중에 내가 그분에게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면 그 마음을 그때 표현하면 된다. 굳이 날을 정해서 여러 사람 피곤하게, 누군가는 서운하게 만들 필요는 없는 것 같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을 지나며 느끼는 내 마음을 토로할 곳이 없어, 여기 이렇게 몇 자의 글로 남긴다. 씁쓸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한 것 같다. 좋은 스승도 좋은 제자도 없다. 그저 교육 제공자와 교육 수요자가 있을 뿐이다.
올해 스승의 날 즈음에 '스승의 날 선물' 관련하여 내 생각을 적은 글이다. 사실 요즘 공교육을 보면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들이 많다. 그리고 내가 초등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는 있지만 이 직업을 과연 정년까지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세상이 변하면서 사람들의 삶도 변해간다. 그러나 그 와중에 변하지 않는 가치는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존중', '예의', '배려' 등 사람이기에, 어울려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요즘 학교 현장에는 그러한 절대적 가치가 흔들리는 듯하다.
서이초 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 되어간다. 그 당시 모든 교사들이 분개하고, 전국민적인 관심이 잠시 집중되었으나 1년이 지난 지금 변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사람들의 초등교사에 대한 인식,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최근 사회나 학교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보면 사람들이 초등교사를 보육교사로 생각하는 것 같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주 업무가 아니라,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주 업무로 변해 가고 있는 교육 현장을 보게 된다. 학부모들의 인식도 그렇다. 예전처럼 그림자도 밟지 못하는 하늘 같은 스승님은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자녀의 양육과 관련하여 가정에서 챙겨야 할 부분을, 초등교사에게 너무나 바라는 학부모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실 모든 직업이 다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제일 힘들다고 여길 것이다. 초등교사라는 직업.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참 쉬워 보인다. 방학이라는 기간도 참 부러울 것이다. 하지만 초등교사는 방학이라도 있으니 그나마 버티며 살 수 있다. 그런 말이 있다.
'교사가 미칠 때 즈음 방학을 하고, 학부모가 미칠 때 즈음 개학을 한다.'
그만큼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힘들다는 말이다. 집에서 애랑 하루 종일 있으면 그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초등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메거진에 관련 내용을 적어 초등교사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작은 날갯짓이, 초등교사에 대한 좀 더 나은 인식으로, 좀 더 나은 교육현장의 변화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여기 메거진에 적히는 글은 사실일 수도 있고, 과장된 내용일 수도 있다. 몇몇 장면은 내가 지어낸 소설 같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 속에서 드는 생각들, 학부모와 학생을 대함에 어려움을 느끼는 교사의 모습을 묘사하고 싶을 뿐이다.
출처: 블로그, 데일리뉴스
이 메거진은 공동작업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메거진을 만들 때 '다른 작가들의 참여받기'를 체크하여 만들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초등선생님 중에 자신이 겪은 에피소드나 교직과 관련된 생각들을 함께 적으며 이 메거진을 꾸려 나가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초등교사, 계속할 수 있을까'
일반인들이 얼마나 초등교사에 대하여 공감하고, 이해할지는 의문이다. '초등교사'라는 직업이 '존경'은 못 받더라도, '존중'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메거진을 채워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