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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Dec 06. 2022

어떤 날은 된장찌개

김치찌개 vs 된장찌개

ㅌ많은 찌개가 있지만, 짜장면 vs 짬뽕 정도의 대결을 펼칠만한 찌개 상대는 김치찌개 vs 된장찌개라고 생각한다. 나는 짜장면 vs 짬뽕에서는 90:10으로 거의 항상 짜장면이고, 김치와 된장찌개 중에서는 김치찌개가 70:30 정도로 앞선다. 김치찌개를 더 선호하기는 하지만 어떤 날은 된장찌개가 먹고 싶어 진다. 개인적으로 두부만큼은 김치찌개보다 된장찌개 속에서 맛이 더 좋다고 여기기에 두부 듬뿍 넣은 된장찌개가 먹고 싶은 날이 종종 있다.

우리 엄마는 멸치, 다시마로 육수를 내서 된장찌개를 끓여주시곤 했는데, 바깥 생활을 오래 하면서 자극적인 맛들에 길들여져서인지 나는 고기를 넣은 된장찌개를 더 자주 끓이곤 한다. 엄마는 된장만으로 구수하게 끓여내셨지만 그걸 먹고 자랐음에도, 나는 좀 더 칼칼하게 고추장도 살짝 넣어서 엄마의 된장찌개와는 다른 내 된장찌개를 끓여먹게 되었다. 된장찌개만큼은 엄마에게서 완전히 독립한 셈이다.


나는 찌개는 그냥 한데 가득 넣고 팔팔 끓여 먹는 편이다. 요리 방법이랄게 없다. 재료만 준비하고 가득 넣어 끓여주면 끝이다. 된장찌개라면 마땅히 된장이 있어야 하고, 칼칼함을 위해 약간의 고추장이 필요하다. 나는 된장 3:고추장 1 정도의 비율로 해주는 편이다. 매운맛을 좋아한다면 청양고추를 넣겠지만, 이곳에서 청양고추를 구할 수도 없을뿐더러 일단 내가 청양고추를 못 먹는다.


냉동실에 있던 얇은 대패 소고기를 꺼내 준비해준다. 너무 크지 않게 반으로 잘라준다. 된장찌개 속 호박을 좋아한다. 호박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양파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준비해준다. 고기를 볶아주다가 된장과 고추장을 넣고 함께 볶아준다. 물을 부어준다. 양파를 넣고 팔팔 끓여준다. 다진 마늘도 넣어준다. 어느 정도 끓여준 후, 버섯, 호박을 넣고 더 끓여주다가 막판에 두부를 넣어준다. 국물이 진해질 때까지 끓여준다. 그냥 끓이기만 하면 된다. 달리 할 게 없다. 찌개가 끓는 동안 맛있게 새로 밥을 지어도 좋다. 이왕이면 갓 지은 흰쌀밥이 찌개와 잘 어울리니까 말이다.

한 그릇 가득 된장찌개를 옮겨 담아 흰쌀밥과 함께 먹는다. 뜨끈한 두부를 먹을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뜨거워서 입천장 데이지 않게 항상 호호 불며 조심히 깨작깨작 먹어줘야 한다. 부드럽게 익은 호박도 된장찌개에서 두부 다음으로 좋아하는 건더기이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호박과 된장찌개의 감칠맛이 좋다. 고기 기름을 머금은 칼칼한 된장찌개 한 그릇이면 밥 한 그릇 뚝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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